복수의 중국전담 여행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중국인 단체를 유치한 여행사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이며, 숫자는 500명 미만으로 추정된다. 이 정도면 개인 비자로 들어온 여행객을 묶은 ‘개별 여행객 단체’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여행사·면세점·호텔 등 관광업계는 업황이 나아질 보이지 않자 “이제는 현실을 직시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단체라고 해도 20명 남짓이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면세점 앞에는 대리구매를 하는 보따리상 ‘다이거우(代購)’가 도열하지만, 업계는 내심 달갑지 않다. 갖은 프로모션으로 ‘앞으로 팔고 뒤지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여행객을 유치하는 수밖엔 없다. 업계도 자구책에 발 벗고 나서는 분위기다. 롯데면세점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손잡고 일본·동남아 여행객을 끌어오기에 나섰다. 김원식 롯데면세점 마케팅팀장은 “일본·동남아 등 구매력 높은 카지노 VIP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남이섬·대명비발디파크와 손잡고 동남아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국의 겨울’을 팔고 있다. 안주연 신세계면세점 팀장은 “남이섬 방문객 중 25%가 면세점 고객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미래를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인센티브(기업 포상 성격의 단체관광) 여행객이 25% 늘었다고 한다. 이제는 정말 중국 외의 시장을 뚫어야 할 때다.
김영주 산업부 기자 humane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