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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오픈과 동시에 테이블 11자리가 금세 차버린다. 창을 통해 훤히 들여다보이는 부엌에선 찜솥들이 김을 뿜어내며 만두를 쪄내고 있다.
창화당은 2005년 백화점 푸드코트 내 만두 판매대로 시작했다. 만두 맛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찾는 사람이 늘면서 매장 하나의 하루 매출이 800만원에 달했다. 백화점 밖으로 나가보자고 제안한 사람은 창화당 창업주의 딸인 최혜지 사장이다. 현재 익선동 본점을 비롯해 한남동, 서초동의 외부 매장을 총괄하고 있다.
백화점에 있을 땐 왕만두와 군만두만 팔았지만 현재 창화당의 대표 메뉴는 모둠만두·떡볶이·쫄면이다. 메뉴 개발도 직접 한 최 사장은 “만두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했다”며 “만두는 떡볶이랑 같이 먹으면 궁합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분식과 함께 먹기에 좋도록 왕만두는 빼고 다양한 지짐만두(군만두)를 개발했다. 최 사장은 “‘프리미엄 분식집’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서 탕류도 일반적인 오뎅탕이 아니라 새우완탕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인기 비결이 메뉴만은 아니다. 옛날 분식집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메뉴는 익선동 한옥마을의 정취, 가게 내 복고풍의 인테리어와 찰떡같이 어울린다. 가게는 작지만 실내는 시골 할머니 집처럼 푸근하다.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좌식 테이블 2개는 마루에 개다리소반을 놓아 옛날 집 느낌을 살렸다. 꽃무늬 방석이 정겹다. 다른 테이블들도 은색 양철 쟁반이나 자개 반상 밑에 다리를 붙여 만들었다.
모둠만두는 고기만두·김치찜만두·새우지짐만두·숯불지짐만두·고추만두 구성으로 총 8개가 나온다. 지짐만두는 전형적인 군만두와 조금 다르다. 만두피의 노릇하게 구운 부분은 바삭하지만 전체적으론 쫀득하고 촉촉함이 남아있다. 새우지짐만두나 고추만두는 만두피가 완벽하게 다물어지지 않고 양옆이 트여 있다. 그 사이로 한 마리 통으로 들어간 새우 꼬리와 아삭한 고추가 드러난다. 떡볶이 위에는 잘게 썬 김·깻잎과 함께 튀긴 만두피가 올라가 독특한 식감을 더한다. 모둠만두는 1만원, 떡볶이·쫄면은 각각 5500원·6500원이다.
글·사진=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