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논스톱’(2014)을 비롯, 이미 세 편의 액션 스릴러에서 호흡을 맞췄던 사이다. 비행 중인 여객기 안이 배경이었던던 ‘논스톱’과 비슷한 톤의 액션 스릴러를 구상하던 두 사람은 마침 ‘커뮤터’의 시나리오를 만나 크게 두 가지를 바꿨다. 주인공 의 나이를 실제 니슨처럼 60대로 바꿨고, 극 중 아들이 있는 것으로 설정했다. 감독은 “주인공에게 딸이 있었는데 니슨이 영화에서 계속 딸을 구하고 다녔기 때문에 그 부분을 바꾸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영화 ‘커뮤터’ 주연 리암 니슨
갑자기 해고된 60대 가장 역
마이클은 집에선 컴퓨터만 하는 아들에게 투덜대고, 회사에선 젊은 직원들에게 밀려 전전긍긍한다. 우리 주변 아버지들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기지 대출이 남았고 아들의 대학 입학으로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모아둔 돈은 없다. 그런데 회사에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해고된다. 멍한 상태로 퇴근길 기차에 몸을 실은 그에게 정체불명의 여자(베라 파미가)가 접근, 기차에 타면 안 되는 사람을 찾으면 큰 돈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거절하면 승객과 가족이 위험해지는 상황이다.
비좁은 기차에서 스릴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그에게 힘들고도 즐거웠다. 마이클은 에어컨마저 고장난 열차에서 승객이 들고 탄 기타, 비상 탈출용 도끼 따위를 무기로 삼아 진땀 나는 육탄전을 벌인다. 리암 니슨은 “이런 밀폐 공간에서 촬영하다 보니 점점 익숙해져서 이젠 옷장 안에서도 액션 촬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영화의 결말에는 당연히 음모와 반전이 숨어 있다. 현실에서 리암 니슨이 보여준 반전은 ‘액션 영화에서 은퇴한다’는 지난해 발언을 번복했다는 것. 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액션 영화를 찍고 나면 PTSD(외상후 스트레스장애)처럼 후유증이 남는다. 몸이 힘들고 너무 피곤해서 다신 안 하겠다는 말이 나온다. 대니얼 크레이그가 일곱 달 동안 ‘007’ 영화를 찍은 뒤 본드를 그만두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이치다. 나이가 들어 액션이 힘들어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일시적인 피곤함 때문이다.”
뉴욕=홍수경 영화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