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서 선수단 입장식은 국가를 홍보할 수 있는 ‘30초짜리 TV 광고’다. 선수단이 입장해 메인스타디움을 행진하는 동안, 전 세계 이목이 쏠린다. 선수단 입장 행렬 때 해당국 지도자가 참석했을 경우 TV 화면에 얼굴도 비춰준다. 또 참가국에 대한 소개도 곁들인다.
올림픽 개회식 행렬의 정치학
국가명 중국어 획수 12획으로 같아
한국 177번, 북한 178번으로 정하자
북, 공동입장으로 비칠 수 있다 반발
막판 남 176번, 북 180번째로 바꿔
올림픽 입장식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국가는 고대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다. 이어 국가명을 주최국 글자(평창은 한글)로 표기할 때의 순서에 따라 입장한다. 주최국은 가장 마지막에 입장한다.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 때부터 지키는 원칙이다. 간혹 정치적 이유로 순서가 바뀌기도 한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스페인어 대신 프랑스어를 따랐다. 바르셀로나 지역 언어인 카탈루냐어를 의식해서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는 당시 분쟁 중이던 이란과 이라크의 순서가 문제가 됐다. 그런가 하면 2016년 리우올림픽에선 난민 팀이 처음 등장했는데, 개최국 브라질 바로 앞인 205번째로 입장해 평화 제전으로서의 의미를 더했다.
◆북한 ‘모란봉악단’도 올까=평창올림픽에 예술단을 파견하는 북한이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을 포함할지가 관심사다. 가수와 악기연주자 10여 명으로 구성된 모란봉악단은 미니스커트 차림에 ‘칼군무’를 선보이며 다양한 악기를 능숙하게 연주한다. 11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남북관계가 완전히 개선되지 않은 만큼 모란봉악단 대신 왕재산음악단이 올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 공훈국가합창단, 국립교향악단 등을 보내거나 여러 단체 단원 중 정예멤버로 구성한 예술단을 파견할 가능성도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