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앞둔 ‘피겨 왕자’ 차준환(17·휘문고)의 목표는 소박했다. 차준환은 지난 7일 끝난 피겨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대역전극을 쓰며 남자 싱글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차준환은 지난 1, 2차 선발전에서 부진한 탓에 선배 이준형(22·단국대)에게 27.54점이나 뒤처져 있었다. 하지만 최종 선발전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반면 이준형은 실수를 범했다. 결국 차준환은 이준형을 2.13점 차로 제치면서 생애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생애 첫 올림픽 순위 목표 안 세워
오서 코치 “컨디션 좋으면 10위권”
차준환이 평창올림픽에 나가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016년부터 평창올림픽에 나갈 남자 싱글 선수로는 차준환이 첫 손가락에 꼽혔다. 고난이도 기술인 쿼드러플(4회전) 점프 완성도가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차준환은 쿼드러플 점프를 성공하면서 지난 2016년 12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선 동메달을 땄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쇼트와 프리 프로그램을 합쳐 쿼드러플 점프 횟수를 1번에서 3차례로 늘렸다가 부상을 달고 살았다. 그는 “점프 연습을 하면서 자주 넘어지다 보니 무릎과 고관절 통증이 심했다. 거기다 부츠까지 잘 맞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했다. 차준환은 발에 맞는 신발을 찾기 위해 “지난해 부츠만 13개를 바꿔 신었다”고 털어놨다. 1, 2차 선발전 내내 부진하면서 스트레스도 컸다. 그 탓에 살이 쭉쭉 빠져 50㎏ 후반대가 됐다. 그는 “잠을 자다 3차 선발전을 치르는 꿈을 꿀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그 때마다 차준환이 할 수 있는 일은 훈련 밖에 없었다.
이제 차준환은 평창올림픽만 바라본다. 22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는 불참한다. 대신 12일 캐나다 토론토로 출국해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코치와 함께 올림픽 준비에 돌입한다. 오서 코치는 “차준환이 평창올림픽에서 10위 안에는 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차준환은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서 구체적인 순위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 쿼드러플 점프 횟수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최상의 컨디션이라면 3회 정도는 뛸 수 있겠지만, 몸 상태를 봐야 한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