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은 나무나 돌, 쇠로 만든 매우 작은 규모의 불전(佛殿). 휴대하거나 탑에 봉안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고려 말 불교미술과 금속공예 기술, 건축 양식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친구들 기증
불감 안쪽에 여래설법도 새겨져
올 연말 ‘대고려전’에서 공개 예정
이 불감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불감 내부에 타출(打出·두드려서 모양이 겉으로 나오게 하는 것) 기법의 부조 장식으로 제작된 석가여래의 설법 장면이다. 금강역사상이 새겨진 문을 열면, 가운데 석가여래가 있고 좌우에 협시보살과 10대 제자, 팔부중(八部衆·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신)이 새겨진 얇은 금속판이 덧대어 있다.
불감과 함께 돌아온 관음보살상은 본래 불감 안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감에는 본래 2구의 불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한 점만 전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월에 여는 ‘대고려전’에서 불감과 관음보살상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유물을 기증한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은 젊은 경영인들이 2008년 결성한 문화 후원 모임으로, 고려 불감을 포함해 그동안 10건의 유물을 기증했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