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이 새겨들을만한 주요 국가·대륙별 진출 전략이 쏟아져 나왔다. 코트라(KOTRA)가 8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개최한 ‘2018 세계시장 진출전략’ 설명회에서다. 86개국에서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코트라는 이날 설명회에서 해외 시장의 최근 동향과 공략 포인트를 제시했다. 설명회엔 세계 10개 지역 본부장과 국내 본부장 1명 등 11명이 참석했다.
코트라 10개지역 본부장 좌담회
“중국 신창타이, 친환경 분야 기회”
“ICT 확산 아프리카는 기회의 땅”
그는 이어 “지난해 국내 한 중견 섬유기업이 우량 미국기업을 M&A하면서 단번에 미국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며 “공격적인 현지 진출은 무역장벽을 우회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선 위기 요인을 먼저 파악하라는 주문이 나왔다. 정광영 중국 본부장은 “과거에 중국은 스모 선수처럼 몸집(성장률)을 과도하게 불려왔다”며 “최근 중국은 질적 성장, 신창타이(뉴노멀)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L자형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질적 성장을 앞세우면서 ‘미세먼지 농도 낮추기 전쟁’ 같은 정책이 나오고 있다”며 “자동차 부품부터 소비재까지 친환경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신창타이가 진출 기업에는 준법 강조, 투명성 강조로 이어질 수 있어 진출 전에 현지 제도를 면밀히 파악하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가 호황이지만 정작 한국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미미한 유럽지역에 대해선 ‘차별화·결합성·지속성’이 공략 방안으로 제시됐다. 오혁종 유럽 본부장은 “유럽은 초기 진입이 어렵고, 내부정보 획득이 까다로워 공략이 만만찮은 곳”이라며 “수출 다각화를 위해 반드시 뛰어넘어야 하는 산”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한국의 수출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불과하다. 오 본부장은 “유럽 시장은 중국 같은 다른 신흥국에 수출하는 동일한 제품과 접근 전략으로는 승부가 안 나는 곳”이라며 “소비재는 기능과 디자인의 차별화, 중간재는 유럽 내 글로벌 기업과의 확고한 협력관계(결합성), 유럽 특유의 다품종 소량 주문에 신속히 대응할 현지화 기반(지속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세안 지역에 대해서는 “평판이 가장 중요한 시장이어서 진출 초기부터 거래법을 철저히 준수하는 등 이미지 제고에 신경 쓰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조언과, “13억 인구에 7%대 성장을 구가하는 인도는 까다로운 기술 사양 요구를 만족시키려는 인내심과 함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라”는 주문이 나왔다. 또 “무선통신과 인터넷 이용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아프리카 지역에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에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윤원석 정보통상협력본부장은 “지난해 우리 무역 규모는 3년 만에 1조 달러 고지를 회복했다”며 “코트라의 지역 전문가들의 제언이 G2(미국·중국) 시장 리스크를 극복하고 거래선을 다변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