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이란 고등교육위원회의 메흐디 나비드-어드함 위원장이 국영방송에 출연해 이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나비드-어드함 위원장은 "초등학교 공식 교과목에 영어를 포함하는 것은 위법"이라면서 “어린 나이에 영어를 배우는 것은 서구의 ‘문화 침략’에 문호를 열어주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교육위원장 "영어 교육이 서구 '문화 침략'에 문호 열어"
교과외 영어 교육도 금지 시사… 교사들 "현실성 없어"
이란에선 영어 공교육이 중학교부터 시작된다. 1주 5시간 가량이다. 하지만 많은 이란 초등학교에서 일주일에 2시간 정도 기초 영어를 배우고 있고 초등학생용 사설 영어학원 또한 활발하다.
나비드-어드함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최근 시위 사태에 대해 이란 지도부가 '외부 세력의 침투'를 원인으로 지목한 뒤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민생고를 호소하면서 지난달 28일 시작된 이란 시위는 최소 21명의 사망자를 내고 전국 80여개 도시에서 1000여명이 체포됐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외부의 적들이 배후에 있다”면서 화살을 미국·이스라엘 등에 돌렸다.
이런 정책이 실제 실행될지에 대해서 현직 교사들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한 교사는 “교육부가 사회와 동떨어져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영어 교육이 주요 사립학교의 경쟁력이 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란은 2013년 온건·개방파 로하니 대통령 취임 이후 영어 교육 및 인터넷 확산 등이 가속화돼 왔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