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피겨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해말 중국 쿤밍(昆明)에서 열린 남북간 비공개 회동에서 남북 피겨 단일팀 구성을 제안했다. 남자 싱글, 여자 싱글, 아이스댄스 3개 종목에는 남쪽 선수를, 페어에는 북쪽 선수를 출전시키자는 계획이다. 북한 피겨 페어 국가대표 김주식(26)-염대옥(19) 조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받으면 평창올림픽에 출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감강찬-김규은 조는 김주식-염대옥 조에 밀려 개인전은 물론 단체전에 나가지 못할 수 있다.
캐나다 전지 훈련 때 친분 쌓아
남북단일팀 땐 북한팀 출전 유력
따로 참가해야 평창 만남 가능
감강찬과 김규은은 김주식-염대옥 조와 친분이 있다. 지난해 2월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인사를 나눴고, 지난해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에선 함께 전지훈련을 했다. 감강찬과 김규은은 지난 2015년 페어 팀을 결성한 뒤 캐나다 퀘백 출신인 피겨 지도자 브루노 마르코트를 코치로 영입했다. 북한 김현선 코치의 지도를 받는 김주식과 염대옥은 지난해 여름 몬트리올에 전지훈련을 왔다가 별도로 마르코트 코치의 집중 지도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 남과 북의 피겨 선수들은 캐나다에서 자연스럽게 만났다.
김규은은 “(북한의) 두 선수와 함께 마르코트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서로 반갑게 인사도 하고, 한국 음식을 나눠먹을 정도로 친한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북한의 김현선 코치는 몬트리올에서 배추김치를 직접 담가 감강찬과 김규은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김규은은 “우리 김치처럼 매콤했지만 뭔가 다른 맛”이었다고 회상했다. 감강찬은 김주식을 ‘주식이 형’이라고 부른다. 영어가 유창한 감강찬은 염대옥과 김주식의 통역을 도맡았다. 감강찬은 “주식이 형이 훈련을 할 때 ‘강찬아, 잘 타더라’고 칭찬을 해줬다”며 “지난해 전지훈련 이후에 보지 못했는데 평창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되려면 남북 단일팀 대신 남북이 각각 참가하면 된다. 김규은은 “지금은 외부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 일단 대표 선발전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