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속 보는 현미경, 늘어나는 배터리, 양 날개 따로 노는 드론
IBS, 피부 속 보는 광학현미경 개발…"몸속 암세포도 발견"
빛은 물체의 표면에만 부딪혀 반사되는 게 아니다. 생체조직처럼 물체가 반투명할 경우 일정한 깊이까지 빛이 들어갔다가 반사된다. 하지만 표면 안쪽의 경우 반사되는 빛이 다중산란을 왜곡되면서 제대로 알아볼 수 없게 된다. 두꺼운 유리 뒤쪽 물체의 상이 뿌옇고 어둡게 보이는 이유다.
연구진은 물체의 이미지 정보를 갖는 단일산란파만을 측정하고, 배경 잡음인 다중산란파는 제거하는 단일산란집단축적 기술을 개발했다. 토끼의 각막 속 약 0.5㎜ 깊이에 존재하는 곰팡이 균의 필라멘트 구조를 0.6 마이크로미터(㎛) 단위로로 영상화했다. 수 ㎛ 크기의 세포핵 내부를 관찰하기에 충분한 정도다.
최원식 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로 광학 현미경을 질병 조기 진단에 이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극복해야할 생체조직에 의한 이미지 왜곡 문제를 해결했다”며 “이 기술을 이용하면 내시경으로 위나 대장의 표면 안쪽에 숨겨져 있는 암세포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12월 18일 게재됐다.
UNIST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배터리, 웨어러블 기기에 필수
기존 웨어러블 배터리는 잘 늘어나는 고분자에 전기 전도성이 높은 물질을 섞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물질을 잡아당기면 전도성 물질 간의 연결이 끊어져 전기 전도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 박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라질 포도라 불리는 ‘자보티카바’의 구조를 모사한 고분자 복합체를 만들었다. 이 물질은 원기둥 모양의 탄소나노튜브와 열매 모양의 카본블랙 을 고분자와 함께 섞어 만든다. 완성된 모습은 탄소나노튜브(줄기)에 카본블랙(열매)이 달라붙은 형태로 자보티카바와 비슷하다. 자보티카바 고분자 복합체를 잡아당기면 열매처럼 생긴 카본블랙이 탄소나노튜브의 연결이 끊어진 부분을 연결한다. 그 덕분에 전기 전도성이 유지돼 웨어러블 기기에 적합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유연ㆍ신축성 이차 전지의 큰 흐름을 바꾼 것”이라며 “수계 전해질 기반으로 고신축성ㆍ고안정성ㆍ고출력 특성을 갖는 이차 전지 개발의 가능성을 보인 만큼 향후 웨어러블 에너지 저장장치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AIST, 수직·수평비행 가능 드론…기민한 운행 가능해
하 교수팀이 개발한 이 드론은 양쪽 날개에 프로펠러까지 달린 모양새로, 양쪽이 완전히 별개로 움직인다.또 꼬리에 달린 모터의 추진방향을 바꾸는 방식으로 수직비행과 수평비행을 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에너지 효율이 높고, 기민한 운행과 작은 반경의 회전 운행이 가능해 일반 항공기가 만들 수 없는 다양한 동작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2016년 설계 시점부터 한국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에 다양한 분리제어 구현방식에 대한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하 교수는 “중소형 항공기용 주익 독립제어기술은 선진국에서도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다”며 “민수용 항공교통, 군용 항공무기체계, 일반 안전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