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왕세제가 지난달 10일 임 실장과 만나 지난 정부에서 빚어졌던 불편한 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MB 정부 시절인 2009년 바라카 원전을 수주한 뒤 무함마드 왕세제의 측근 칼둔칼리파 알 무바라크 행정청장과 MB 측근인 곽승준 전 미래기획위원장이 ‘핫라인’을 구축했다”며 “박근혜 정부 때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이를 인수인계 받았는데, 무함마드 왕세제는 임 실장에게 ‘핫라인이 연락조차 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안 전 수석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2016년 11월 구속됐다.
MB 때 곽승준이 만든 핫라인 끊겨
한국당 “그럼 왜 떳떳이 안 밝혔냐”
김종대 “박 정부 군사MOU가 뒤탈”
한국당 “MOU는 노무현 정부 작품”
그는 “협정은 방위 산업과 군수 지원, 국방·안보 및 군사 관련 정보, 군사 교육 및 훈련 등 국방 분야 전반에 대한 양국의 포괄적 교류를 규정하고 있다”며 “이를 기초로 2011년 1월 아크부대(UAE 군사협력단)가 파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청와대의 말처럼 박근혜 정부에서 UAE 문제가 불거져 자신들이 해결하려고 노력한 것이라면 왜 그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임 실장이 파병 장병을 위로하러 간 것이라고 둘러댔는가”라며 “의혹의 판을 키운 건 청와대”라고 지적했다.
UAE가 모종의 이유로 우리 정부에 대해 화가 나 임 실장이 달래기 위해 날아갔다는 점은 청와대와 한국당의 견해가 일치한다. 다만 화가 난 이유가 박근혜 정부 때문이지, 현 정부 때문인지를 놓고 엇갈리는 양상이다. 한국당은 원전 문제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UAE 원전게이트 사건은 MB를 잡으러 들어갔다가 국제간 분쟁이 일어난 사건”이라며 “자기들(더불어민주당)이 꿀리는 게 없다면 국정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가 안팎에선 김학용 의원이 말한 군사협력 협정과 김종대 의원이 밝힌 비밀 군사 MOU는 별개의 사안이며, MOU 체결 배경에 UAE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가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태화·송승환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