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이날 새해 정책 대강을 밝히는 신년사에서 “평창 겨울 올림픽은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라며 "한 핏줄을 나눈 겨레로서 동족의 경사를 같이 기뻐하고 서로 도와주는 것은 응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올림픽 위원회와 정부의 초청에 무응답으로 일관해 오던 북한이 김정은의 육성을 통해 평창 겨울 올림픽 참가 선언과 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위한 회담 제안을 한 것이다.
1일 신년사에서 평창 올림픽을 민족적 경사로 규정
대표팀 파견 위한 회담 제안도, 정부는 긍정적
다만, 김정은은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미군 전략 무기들의 한반도 파견 중단을 요구하며 남북관계 개선의 '조건'을 달았다. 그는 회담 제안을 하면서도 “북남 사이에 첨예한 군사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불안정 속에서는 예정된 행사를 계속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김정은이 대화 의지를 분명히 밝히면서도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의 조건을 공세적으로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은 “미국은 나(김정은)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한다”며 “미국 본토 전역이 핵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현실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핵과 로켓 부문 관계자들에겐 ”핵탄두와 탄도로케트를 대량생산해 실전배치하고, 즉시적인 핵반격 작전 태세를 항시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