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아 광화문으로!”…비트코인 투자자들, 정말 모일까?

중앙일보

입력 2017.12.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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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비트코인 갤러리'에 28일 오후 글이 하나 게시됐다. 글쓴이가 올린 검정색 바탕의 포스터에는 '대한민국이 공산국가입니까? 아마추어 정권의 불법적인 암호화폐 규제! 결.사.반.대.한다!' '300조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전부 강제로 폐쇄시키고, 부동산 투자할 돈 없는 서민들은 몽땅 거지 만드시겠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자신을 '암호화페&블록체인 규제반대 범국민 행동본부'라고 밝힌 글쓴이는 30일 오후 8시 광화문 광장서 정부의 암호화폐 거래 관련 대책에 반대하는 항의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독려글 말미에는 비트코인 후원 계좌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집회가 실제로 열릴지는 알 수 없다. 29일 오전까지 서울 종로경찰서와 서울시에는 암호화폐나 비트코인과 관련된 주말 집회 신고가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문화제 등을 개최하려면 경찰에 집회 신고를 따로 하지 않더라도 서울시에 사용 신청서를 보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집단행동' 예고는 같은 날 정부가 발표한 투기 근절 대책 발표에서 비롯됐다. 이날 언급된 대책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가상계좌 발급 전면 중단, 규정을 지키지 않은 거래소데 대한 폐쇄 방안 등이었다. 발표 직후 가장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10%대 이상 폭락하는 등 요동을 치자 투자자들은 "정부의 규제가 너무 지나치다"며 반발했다.


비트코인 갤러리나 다른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항의 집회를 놓고 의견이 나뉘고 있다. 집회가 열리게 된다면 꼭 참석하고 싶다는 투자자들이 있는 반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 역시 많다. 비트코인 갤러리에서 한 네티즌은 "집회를 시작하면 사실상 몇 년 전 (세월호 광장 앞에서 치킨을 뜯던) 일베(일간베스트) 집회와 똑같은 수준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가봤자 아무도 없거나 다들 눈치만 보고 있을 것 같다" "그 시간에 단타(매매) 쳐야지" 등의 반응도 있었다.
 
집회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계속 정부의 암호화폐 거래 규제를 찬성 또는 반대하는 청원이 답지하고 있다. 정부가 규제 방안을 발표한 28일에만 30개 가까운 청원글이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암호화폐에 물려있는 서민들을 두 번 죽이지 말고 암호화폐를 제도권 안에 안착시킬 방도를 연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