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이나 교체하던 카센터는 자동차 정비 공장(현대자동차공업사)으로 발전하고, 건설사(현대토건)까지 합병한다. 이어 1967년 12월 29일 현대모타주식회사(현대차 창립 당시 사명)가 설립된다.
수출 부진에 리콜, 노사 갈등 겹쳐
오늘 기념식 없는 창립 반세기
R&D 인력 대거 승진 … 부활 나서
내년엔 강남105층 통합사옥 착공
직원 2명이던 동네 카센터는 이제 53개 계열사에서 27만7558명이 근무하는 한국 2위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2018년 상반기에는 그룹 전체의 ‘둥지’ 역할을 할 105층 통합사옥(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도 착공한다. 현재 국내 최고층 빌딩(롯데월드타워·555m)보다 14m 더 높은 건립안은 지난 19일 서울시 심의를 조건부 통과했다. 인·허가 절차가 끝나는 즉시 공사를 시작해 2022년 준공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내우외환(內憂外患)에 시달리고 있는 게 영향을 미쳤다. 올해 11월까지 중국 시장 판매량(66만4368대)은 33.3% 급감했고 미국에서도 판매대수(62만1961대)가 12.7% 줄었다.
하필 생일을 맞아 대규모 리콜 사태도 터졌다. 국토교통부는 28일 현대차 쏘나타(NF)·그랜저(TG) 91만5283대 리콜을 결정했다. 올해 최대 규모 리콜이다.
노·사 갈등도 우울한 창립 50주년의 원인이다. 현대차는 사상 최초로 연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합의에 실패했다.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는 28일 “현대차가 일부러 노조와 협상을 지연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 노·사가 마련한 임단협 합의안은 노조원이 찬·반투표를 거쳐 스스로 부결시켰다.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성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3조2585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9% 하락했다. 3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5.2%)도 사상 최저 수준이다.
수익성 악화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현대차는 미래차 개발에 전력하고 있다. 2018년 정기 인사에서 연구개발(R&D) 부문 승진임원(137명)이 가장 많은(44.2%) 이유도 창립 50주년을 맞아 기술력을 다지기 위해서다. 신호등·자동차 등 주위 사물과 정보를 주고받는 커넥티드카를 개발하기 위해 시스코와 협업하고 있다. 완전자율주행차를 2030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도 있다. 현재 13종인 친환경차 라인업을 38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 차원에서 현대차는 지난 50년간 전·후방 고용창출 효과가 가장 큰 기업 중 하나였다”고 평가하며 “R&D 투자를 강화하고 노사관계를 선진적으로 정비해야 치열해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향후 50년을 버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