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몰리지만 새로운 분야다 보니 관련 기술이나 지식을 가진 인재는 부족하다. 인재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인공지능(AI)이나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가진 전문가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FT는 “자율주행 기술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높은데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소수의 인재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대기업 입사 대신 스타트업 창업
통째로 인수돼 ‘몸값’ 올리기도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창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뉴욕의 스타트업 핫포테이토와 드롭닷아이오를 이수한 것이 좋은 예다. 구글이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밀크를 사들인 것도 창업자 케빈 로즈를 영입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구글은 밀크의 모든 프로젝트를 곧바로 폐기했다.
이런 관계를 역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대기업에 직접 고용되는 대신 스타트업을 창업한 뒤 창업자와 회사가 대기업에 통째로 인수되는 방식이다. 악명 높은 사례는 차량 공유업체 우버가 자율주행 트럭 개발업체 오토를 인수한 경우다. 오토는 전직 구글 엔지니어 앤서니 레반도스키가 지난해 창업했다. 레반도스키는 구글의 초창기 자율주행 프로젝트(웨이모로 분사) 멤버였다. FT에 따르면 레반도스키는 구글을 떠나기 전 우버와 논의한 뒤 오토를 세웠다. 우버는 6억8000만 달러(약 7314억원)에 오토를 인수했다. 창업한 지 불과 6개월 만이었다.
레반도스키가 우버에 취업했더라면 받았을 급여와 보상액은 가늠하기 어렵다. 그가 구글 재직 당시 받은 보너스 금액은 1억2000만 달러(약 1290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오토의 임직원 수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 계산하면 애퀴 하이어 방식이 더 많은 돈을 만지게 해 줬다. (구글과 우버는 산업기밀 유출 소송을 진행 중이며, 우버는 레반도스키를 해고했다.)
전직 구글 엔지니어이자 ‘자율주행차의 대부’로 불리는 서배스천 트런은 “최근 스타트업 인수합병 금액은 직원 한 명당 약 1000만 달러(약 107억원)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존 코일과 그레그 폴스키 교수팀은 논문에서 “애퀴 하이어는 피인수 스타트업 임직원과 대기업 직원 간 급여 수준에 대한 위화감을 없애고, 스타트업에 투자한 벤처캐피털을 만족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박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