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소금의 짠테크 시크릿] 가계부 손으로 직접 쓰고, 주 1회 돈 안 쓰는 날로

중앙일보

입력 2017.12.28 01:00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가계부

가계부를 쓰면 돈이 모일까요. ‘네, 모입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그렇진 않습니다. 사실 가계부를 쓴다고 무조건 돈이 쌓이는 건 아닙니다. 대신 자산과 부채 점검, 수입과 지출 관리를 할 수 있죠. 매월 결산을 통해 다음 달·내년을 대비한 예산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익-지출=저축’이란 단순명료한 결과를 만들고 싶다면 가계부를 써야 합니다.
 
① 가계부는 돈 흐름 빅데이터=가계부 쓰기의 목적은 ‘우리 집 돈 흐름 빅데이터 만들기’입니다. 작성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언제든 작성할 수 있는 다양한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앱)이 출시돼 있습니다. 주요 은행에서도 가계부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은행과 연계한 카드로 결제하면 자동으로 가계부에 기재되는 편리함이 있죠.

가계부로 생활비 절약하기
앱 쓰면 지출 부추기는 광고 많아
카드 대신 현금 써야 계획적 소비
매월 예산을 짜야 돈 아낄 수 있어

하지만 가계부 앱이나 온라인 사이트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가계부 앱엔 지출을 부추기는 광고가 따라붙은 경우가 많습니다. 매일·매주·매월·매년의 기록을 비교하는 건 가계부 쓰기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가계부 앱 개발사가 폐업한다면 그동안 쌓아놓은 소중한 재무 기록이 사라지는 불상사를 겪을 수도 있죠. 개인 정보 유출의 위험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② 가계부에 손으로 쓰기 추천=가계부는 쓰는 것보다 지출을 정리하고 비교하는 예·결산이 핵심입니다. 가계부 앱을 쓰면 자동으로 가계부가 써지고 지출 합계까지 알아서 해줍니다. 오히려 꼼꼼하게 예·결산하는 것을 게을리할 수 있습니다. 가계부 앱의 지나치게 정형화된 지출 계정이 각 가정의 다양한 생활 양식을 반영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가장 추천하는 건 손으로 쓰는 가계부입니다. 자신과 가족의 재무 상황을 손끝으로 익히고 머릿속에 담을 수 있는 가계부를 쓰세요. 쉬운 재테크는 없습니다. 가계부는 직접 계산기를 두드리며 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컴퓨터 엑셀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가계부 조합은 가계부 와 엑셀을 활용한 예·결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③ 가계부 쓰기 시작, 두 가지부터=가계부 쓰기는 두 가지로 시작됩니다. 먼저 자산과 부채 파악, 그리고 수입·지출 확인입니다. 이 두 가지부터 빠짐없이 작성해야 합니다. 현 상태를 파악하고 돈에 무성의했던 삶을 반성하는 첫 단추이지요.
 
다음은 매월 예산 세우기입니다. 주간·요일 단위로 필수 지출 항목을 미리 써넣어놓습니다. 그리고 ‘이 주엔, 이 요일엔 얼마를 쓰겠다’는 지출 계획도 기재해두세요. 이 과정에서 아낄 수 있는 돈이 드러납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틈새 지출도 잡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④ 가계부 단짝, 신용카드 아닌 현금=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면 신용카드보다는 현금 사용을 추천합니다. 신용카드를 쓰다 보면 계획에 없던 지출이 생기기 마련이죠. 매월·매주 단위로 쓸 돈을 현금으로 마련해 두세요. 현금은 얼마를 썼는지를 그때그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가계부 쓰기, 짠테크의 가장 큰 적인 ‘무계획적인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죠.
 
⑤ 주 1회 ‘무 지출 데이’=가계부만 쓴다고 돈이 모이는 건 아닙니다. 가계부를 쓰다 보면 식비 지출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상보다 식비 지출이 많았다면 ‘냉장고 파먹기’에 도전해보세요. 냉장고 안에 있는 기존 식재료를 가지고 해결한다면 돈도 아끼고, 썩혀 버리는 식재료도 줄이고. 일석이조입니다. 마지막으로 주 1회 무 지출 데이를 한 번 정해보세요. 꼭 써야 할 필수 지출만 하고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짜를 일주일에 한 번 정해놓는 거죠. 실천해보면 의외로 절약 효과가 클 겁니다. 
 
대왕소금은 회원 74만 명의 짠돌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본명은 이대표. 짠돌이 회원들의 돈 모으기와 내 집 마련의 멘토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