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의 최초 발화지점이 경찰의 현장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1층 천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천장에서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던 점에 비춰 '부주의'에 의한 실화일 가능성이 있다.
22일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전날 해당 스포츠센터에서 불길이 시작될 당시 현장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했다. 경찰은 1층 필로티 구조의 주차장 천장 부위에서 불길이 먼저 시작되는 장면을 포착했다. 이는 1층에 주차돼 있던 차량에서 불길이 시작됐다는 소방 등의 추정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특히 경찰은 해당 천장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따른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CCTV 분석에서 방화로 의심할 요소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천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공사가 진행됐는지 확인하는 중"이라며 "누전, 전기합선, 공사 부주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1층 필로티 구조 주차장 천장 부위 불길 시작 장면 포착
천장에서 공사 중이던 사실 확인, 실화 가능성 무게
이번 사고도 안전불감증에 따른 또 다른 인재로 기록될 듯
경찰은 생존자 및 목격자들의 진술을 확보하는 한편 해당 천장 공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펼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9시30분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의 합동 현장 감식을 시작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만큼 사고 원인, 경위, 책임 소재 등을 명확히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만약 경찰 수사에서 화재의 원인이 '공사 부주의'로 밝혀질 경우 이번 사고 역시 안전불감에 의한 '인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4년 5월 8명의 사망자와 110명의 부상자를 낸 경기도 고양종합터미널 화재도 지하 1층에서 푸드코트 공사를 진행하던 중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20여분만에 꺼졌으나 스프링클러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이번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이날 오전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9명, 부상자는 29명이다. 경찰은 시신 훼손이 심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 1명은 부검할 예정이다.
제천=김방현·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