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희생자가 집중된 2층 여성 목욕탕의 출입문은 사실상 고장 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두손스포리움에 장기 근무한 A씨는 "2층 목욕탕의 버튼식 자동문은 손톱만한 크기의 붉은 색을 정확하게 누르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는다"며 "화재가 나 연기가 가득한 상황에서 이 출입문을 열지 못해 내부에서 많은 사망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A씨는 화재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복잡한 시설 구조도 지목했다.
그는 "화재를 알리는 비상 방송시설이 없었고, 탕내에서는 비상벨이 울려도 듣기 힘든 미로식으로 돼 있다"면서 "탕 안에 있던 사람들은 화재가 난 줄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밀려든 연기에 질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A씨에 따르면 헬스클럽으로 사용된 4~6층에는 신발과 개인용품 등을 보관하기 위한 빈 락커가 많았다.
A씨는 이 락커들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 중앙 통로를 타고 번진 불이 급속히 건물을 뒤덮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A씨는 "각 층으로 통하는 계단에도 방화시설이 없었고, 건물내 스프링클러 고장이 잦아 사실상 화재에 무방비 상태에 놓였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스포츠센터가 그동안 알려졌던 것과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등 불법으로 용도 변경해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A씨는 "스포츠댄스장으로 알려진 7층은 그동안 커피숍으로 사용하다 6개월여 전부터 비어있었고,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8층은 최근 몇개월 전까지 원룸으로 사용하다 지금은 빈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는 필로티 공사 고장에서 불꽃이 튀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사고 당일 1층에서 필로티 천장 보수 공사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A씨는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