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복합상가 화재 드라이비트가 키워”
제천 복합상가 건물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21일 오후 9시 현재 29명으로 파악된 가운데 불에 취약한 마감재가 건물 외벽을 뒤덮고 있어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5년 1월 130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화재 참사’ 당시 건물에도 사용
드라이 비트는 지난 2015년 화재로 1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의정부 도시생활주택에 사용된 건물 마감재다. 불에 너무 취약해 불쏘시개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고 있다. 당시 화재의 원인으로 드라이비트가 지목되자 건축법을 개정, 6층ㆍ22m 이상 건축물 외단열은 불에 일부만 타는 준불연재부터 사용이 가능하도록 바꿨다. 하지만, 이번 화재가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처럼 개정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은 기준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사각지대에 놓였다.
숭실대학교 박재성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외벽에 옮겨붙게 되면 급격히 상부층으로 불이 확대되는 특징을 보이는 게 ‘드라이 비트’ 마감재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손석희 앵커도 이날 뉴스룸을 통해 “불이 난 제천 스포츠센터 외벽은 드라이비트 소재로 돼 있었다. 2015년 의정부 아파트 대형 화재 당시에 피해를 키웠던 그 소재다. 불이 나면 빠르게 번지고 유독가스를 내뿜는데도 계속 이 소재가 쓰이는 건 결국 저렴한 시공비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소방당국은 현재 소방사와 구급차 등 20여대와 소방헬기 2대를 현장에 투입해 진화와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1일 오후 10시께 훼손된 시신 일부가 이 스포츠센터 1층 현관에서 추가로 발견됐다. 소방본부는 그러나 추가 발견된 시신 일부가 새로 수습된 시신인지, 이미 수습된 시신의 일부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방본부는 이에 따라 이번 화재로 인한 공식적인 사망자 수는 여전히 29명이라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