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엔 지난 9월 개촌한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성화 봉송이 이어졌다. 사이클 전 국가대표 조호성(42) 서울시청 감독은 자전거를 타고 성화를 날랐고, 수영 국가대표 안세현(22)은 수영장에서, 레슬링 국가대표 김현우(29)는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성화 봉송을 계속했다. 수영장에서 평영과 배영을 하면서 성화를 봉송한 안세현은 “무척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외신선 “김연아가 아니면 뉴스감”
보통 사람 깜짝 등장도 배제 못 해
소치 땐 전 봉송일정 중 20% 꺼져
IOC, 한국 성화 봉송 수준에 극찬
평창올림픽 성화는 다음달 1일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경북 포항 호미곶을 비롯해 13일 서울, 19일 비무장지대(DMZ)를 거쳐 21일 강원도에 입성한다.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 전 농구 국가대표 서장훈,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 배우 박보검, 가수 정진운씨 등이 성화 봉송 주자로 참가한다.
평창올림픽 성화 최종 점화자와 점화 방식은 1급 기밀이다. 김대현 국장은 “전 세계인이 공감할 만한 스토리가 분명히 있어야 한다는 기준은 있다. 하지만 아직 최종점화자는 확정도 하지 않았고, 확정됐더라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겨 여왕’ 김연아(27)가 성화 점화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역대 겨울올림픽 성화 최종점화자는 대부분 주최국의 겨울스포츠 영웅들이었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땐 러시아의 스포츠 영웅 블라디슬라프 트레티아크(아이스하키)와 이리나 로드니나(피겨 스케이팅)가 함께 최종 점화자로 나섰다. 2010년 밴쿠버 대회 땐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스타 웨인 그레츠키가 점화를 맡았다.
외신도 김연아가 성화 점화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 4월 “김연아가 성화대에 불을 붙이지 않는다면 그건 전 세계를 놀라게 할 뉴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아는 지난달 1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설을 마친 뒤 “마지막 성화 주자가 된다면 개인적으로 매우 영광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이 최종점화자로 ‘깜짝 등장’할 수도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경우가 그랬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 임춘애가 최종 주자로 나선 뒤 실제 점화는 마라토너 김원탁과 소흑산도에서 체육을 가르쳤던 섬마을 교사 정선만씨, 서울예고 무용과 3학년생이던 손미정씨 등 3명이 맡았다. 당시 노태우 정부가 앞세웠던 ‘보통 사람’의 기조에 따라 세계로 약진하는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뽑혔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