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3개 도시는 사드 사태 이전에 한국과 공동 산업구 건설을 추진 중이었다. 옌타이는 환보하이(環渤海) 경제권, 옌청은 창장(長江) 경제권, 후이저우는 주장(朱江) 삼각지 경제권의 핵심 거점 도시들이다. 동시에 일대일로의 연선 도시로 그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면서 모든 일정이 중단됐고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업 재개 승인이 떨어진 것이다.
이 문건은 지난 10월 19대 당대회를 통해 당장(黨章·당헌)에 삽입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지도를 강조한다. 그리고 그 지도하에 양국이 혁신과 협력, 녹색(환경)과 개방, 윈윈이라는 일대일로 산업 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제한다. 재래 업종이 아닌 혁신 기술 기업, 친환경 기업 중심으로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시사다. 투자하는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개혁 개방 초기에 상당하는 각종 혜택이 있을 전망이다. 리커창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에서 향후 한국 기업에 대한 특별 대우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문건은 또 산업구를 조성하는데 있어 ‘오위일체(五位一體)’와 ‘사개전면(四個全面)’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시진핑 사상의 핵심이다. 오위일체는 모든 정책의 결과가 다섯 부문에서 일체를 이뤄야 하며 어느 하나라도 모자라면 진정한 중국식 사회주의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는 경제 건설, 정치 건설, 문화 건설, 사회 건설, 생태문명 건설 등이다. 이른바 균형 발전론이다. 5년 전 18차 당대회에서 처음 거론됐다. 예컨대 정치·경제·사회·문화·환경 등 5개 부문에서 완벽한 법치가 이뤄질 때 법치가 완성된다는 얘기다.
시 주석이 제창한 세계 전략인 일대일로 구축에서도 문화와 환경이 중시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는 시진핑 시대에 시작된 건 아니다. 2002년 열렸던 16차 당대회에서 후진타오 당시 총서기가 경제 건설, 정치 건설, 문화 건설이라는 삼위일체 치국 목표를 들고 나왔다. 2007년 17차 당대회에서는 여기에 사회 건설이 추가돼 사위일체로, 그리고 5년 후 열린 18차 당대회에서 총서기에 선출된 시 주석이 생태문명 건설을 추가해 오위 일체 치국 개념을 완성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던 거다.
4개 전면은 중화부흥을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말한다. 4개 부문의 전면적인 개혁과 실행이 골자다. 전면적인 샤오캉(小康, 모든 국민의 의식주가 해결되는 중진국 생활 수준) 사회 건설, 전면적인 개혁 심화, 전면적인 법치, 전면적이고 엄격한 공산당 통치다. 입주하는 한국 업체가 2021년까지 샤오캉 사회를 이룰 수 있도록 현지 고용을 창출하고 현지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전제다. 또 법을 반드시 지키고 공산당의 지도 이념에 위배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베이징=차이나랩 최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