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경쟁률은 2018학년도 14.1대 1로 2017학년도 대비 1.08P 하락했다. 하락의 원인으로는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이 컸다. 경쟁률 하락은 영재학교뿐 아니라 특목고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났다. 올해 역시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자율형사립고 폐지’와 ‘후기고 선발 시기 동일’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 심리가 커지고 있다. 또 자율형사립고 희망 학생의 70~80%가 자연계열임을 감안할 때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재학교 경쟁률은 전년과 유사할 것으로 판단된다.
영재학교 입시 1단계는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토대로 학생을 선발한다. 전년도 영재학교 지원자 대부분이 1단계에서 불합격하지 않은 점에 비춰 볼 때 올해도 1단계 서류로는 변별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재학교 입시 2단계는 지필검사다. 영재학교에 지원하는 학생 대부분은 2개교 이상을 지원하는데, 1단계 합격자가 발표되고 나면 8개교의 지필검사 날짜가 동일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1개교만 선택해야 한다.
영재학교 과학 문제 융합형 늘어
수학은 세트 서술형·단답형 구분
과학고는 수학·과학 통합형 많아
8개 영재학교 같은 날 지필검사
과학의 경우 융합형 문항이 증가하는 추세다.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영역 간 융합 문제도 다수 출제됐다. 또 탐구 유형의 문항은 많고, 창의 유형의 문항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한국과학영재학교, 서울과학고, 대구과학고, 대전과학고의 교과 심화 문항 출제 비중이 높았고 광주과학고와 예술과학영재학교는 교과 내 문항 출제 비율이 다소 높았다. 고등 이상의 이론을 다루는 문항은 거의 출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 영역 역시 중학교 주요 교과 개념을 꼼꼼하게 복습하고 기출 문항을 풀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3단계 전형은 캠프로 진행된다. 캠프는 학생의 학습 태도와 인성, 탐구 능력과 사고력을 다면적으로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최종 관문이다. 보통 팀별로 실험설계, 과제 및 보고서 작성 그리고 발표 과정으로 진행된다. 캠프는 학생들의 탐구 능력은 물론 리더십, 의사소통 역량, 배려심과 같은 인성과 학교생활 적응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고진용 와이즈만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가설 설정, 추론, 실험설계, 결과 예측에 대한 탐구 방법론까지 스스로 이해하고 있는지 자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팀을 이뤄 발표 및 토론과 같은 협동 과제를 진행할 때 자신의 표현과 태도가 과하지 않은지, 상대방을 배려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학고 면접에선 창의성 평가
반영되는 교과목은 수학·과학인데 지원자 대부분이 A 성취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타 영역에서 경쟁력을 보여야 한다. 전년도 1단계 불합격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역시 1단계 변별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서 접수 이후 입학사정관들은 방문(출석) 면담으로 서류의 진정성을 확인한다. 서류로는 학교생활기록부·자기소개서·추천서를 제출하는데, 학생부와 추천서는 선생님이 기재하는 반면 자기소개서는 지원자가 직접 기재하는 만큼 자기소개서 기재 내용에서 많은 질문이 주어진다.
과학고 소집 면접에서는 중학교 교과 과정 내의 수학·과학 창의성을 평가하는 문제가 주로 출제된다. 단순 암기해 풀이하는 문항이 아니기 때문에 과목을 넘나드는 통합적 지식과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 유근상 와이즈만 입시전략연구소 수석 컨설턴트는 “면접 전 중학교 과정에서 배운 이론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차분히 정리해 이를 실생활과 연계된 수학·과학 활동으로 정리하는 과정을 경험해 봐야 할 것”이라며 “특히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연구 활동과 탐구 보고서 실험 과정은 원리와 개념부터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성, 소통 능력, 논리력 등이 다각적으로 평가됨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면접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