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차탄천변 서쪽 편 일부 구간은 흉물스럽게 파헤쳐져 주상절리가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이곳에서 깎여 나온 현무암 돌무더기가 군데군데 쌓여 있다. 수심 20∼30㎝의 차탄천 바닥도 곳곳이 파헤쳐 지고 현무암 바윗덩어리가 널려 있거나 곳곳에 수북이 쌓여 있다. 공사 트럭 등 차량이 다니는 길도 이곳에서 나온 현무암 등을 이용해 1m가량 높이로 강바닥 옆으로 길게 만들어져 있다.
차탄천변 폐수 차집관로 교체 공사
현무암 지질 파헤쳐 협곡절경 망쳐
환경단체 “우회구간으로 작업해야”
연천군 “환경피해 줄이려 공기 당겨”
오는 2019년 6월 완공 예정으로 지난해 6월부터 공사가 시작돼 총 공정률 70%를 기록 중인 연천군 차집관로 개선사업 현장 모습이다. 이 공사의 전체 구간은 9.28㎞. 6.64㎞ 구간은 이곳처럼 굴착해 차집관로를 교체하고, 나머지 2.64㎞ 구간은 비굴착 방식으로 보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지역 환경단체가 14일 주상절리 훼손 실태조사를 시작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이석우(59)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는 “2년 전 환경부로부터 한탄강 일대를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데 이어 202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까지 추진 중인 연천군이 연천군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되는 오·폐수의 차집관로 개선 공사를 하면서 차탄천의 주상절리를 파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주도의 경우 천혜의 자연문화유산인 주상절리 등 현무암 지질을 보존하기 위해 현무암 등 화산 분출물의 반출까지 금지하고 있는 마당에 연천의 경우 지자체가 앞장서 현무암 지질을 훼손하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성길(46) 의양동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겉으로는 주상절리 보호와 지질공원 홍보를 외치며, 뒤로는 지질공원 파괴를 일삼는 연천군은 지질공원을 논할 자격이 없다”며 “당장 우회구간으로 차집관로 공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천군 맑은물관리사업소 관계자는 “21년 이상된 콘크리트 차집관로가 노후해 강관으로 된 차집관로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환경단체 등의 지적에 따라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공사를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차탄천을 우회해 공사하면 환경 훼손이 더 심하기에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보고 공기를 1년 앞당겨 내년 6월 공사를 마칠 예정”이라며 “하천에서 나온 돌 등으로 임시 조성한 공사용 진입도로도 공사 완료 후 철거하고, 돌은 반출하지 않고 되메우기에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