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적이 1.61㎢로 서울 여의도보다 작고 섬 가운데 산(125m)이 봉긋 솟아 있어 120가구 230명의 주민 대부분이 해안가에 터 잡고 사는 동검도. 많은 매력을 품고 있지만 접근성이 특히 좋다. 서울 시청에서 55㎞. 통행료도 내지 않고 1시간 만에 갈 수 있는 데다 본섬과 연결된 제방도로 덕에 배를 탈 필요도 없으니 시간이나 비용 면에서 더 이상 저렴할 수 없다.
강화도 본섬과 연결된 동검도
주민 200여 명 작은 섬에
영화관·미술관까지 있어
“미국 대공황의 암운이 남아 있던 1930년대 영화입니다. 영화 내용도 좋지만 당대의 전설적인 지휘자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1882~1977)가 직접 출연해 영화사적으로도 의미가 큽니다.”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은 동검도 동쪽 바다 전망이 좋은 2층 테이블에서 차를 마시고 식사를 했다. 신수경(57)씨는 올해만 다섯 번 이 극장을 찾았단다. “서울 극장에서도 볼 수 없는 예술영화와 아름다운 섬 경치를 만끽할 수 있어 출퇴근 시간을 피해 자주 와요. 집(서울 송파구)에서 1시간30분이면 올 수 있거든요.”
왜 동검도에 극장을 세웠을까. 유 감독은 “좋은 영화를 함께 감상한 사람들끼리 영화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공간을 꿈꿨는데 동검도의 아늑한 풍경과 갯벌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섬 서쪽은 바다 건너 장봉도 쪽으로 해가 떨어지는 풍광이 아름답다고 소문나 있다. 자리를 잡고 해가 떨어지길 기다렸다. 한데 이게 웬일. 진눈깨비가 날리기 시작하더니 사방이 먹구름으로 뒤덮였다. 일몰 풍경을 포기하고 섬 밖으로 나갔다. 섬에서 10분 거리인 선두리 어시장을 찾아 뜨끈한 꽃게탕으로 허망한 마음이나 달래려는데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조금씩 갰다. 그러더니 어시장 뒤쪽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여행정보
서울시청~동검도는 53㎞, 자동차로 1시간30분 걸린다. 섬 안 도로는 좁고 포장상태가 좋지 않다. 예술극장은 홈페이지(drfa.co.kr)에서 예약. 관람료 1만원. 070-7784-7557. 펜션은 4인 가족 기준 평일 7만~10만원 선. 섬 안보다 강화도 본섬으로 건너가면 꽃게탕이나 갯벌장어를 파는 식당이 많다.
동검도(인천)=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