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가축을 키우려면 넓은 땅이 필요하다. 가축이 먹어치우는 사료 때문에 곡물 값이 올라간다. 밀집 사육은 각종 가축 전염병을 발생시킨다.
임파서블 푸드 CSO 닉 할라
콩버거 맛·질감 기존 햄버거와 비슷
빌 게이츠, 홍콩 거부 리카싱 투자
닉 할라(사진) 임파서블 푸드 최고판매책임자(CSO)는 “그들이 단순히 착한 일을 하려고 투자했다고 보지 않는다. 축산업이 야기하는 문제는 그만큼 심각하고, 풀기만 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7일 서울 역삼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파크랩 데모데이 행사 참석 차 방한한 그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지난해 첫 상품 ‘임파서블 버거’ 출시 이후 시장 반응은.
- “16개월 사이 우리 제품을 파는 식당이 40개로 늘었다. 9월에 오클랜드에 매달 100만 파운드(약 45만㎏)의 식물성 고기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구축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져 최근 대형 유통업체와 납품 계약을 맺었다.”
- 출시 소식이 알려졌을 때 많은 소비자들이 맛을 궁금해했다. 나 역시 너무 궁금하다.
- “맛을 보여주지 못해 안타깝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소비자들은 쇠고기 패티와 우리의 패티를 구분해내지 못한다. 뭐가 더 맛있냐고 물으면 정확히 절반의 소비자가 우리 패티가 더 맛있다고 얘기한다.”
- 그건 일반 소비자 대상이었나. 미각이 발달한 사람이라면 차이를 알지 않을까.
- “임파서블 버거를 만든 유명 햄버거 체인 ‘모모푸쿠 니시’의 최고운영자(COO)는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처음 우리의 패티를 먹고 난 뒤 ‘미래를 맛 봤다(I tasted the future)’고 말했다.”
- 한국에서도 몇십년 전부터 ‘콩고기’라는 이름으로 식물성 육류가 소개되긴 했다. 하지만 식감이나 맛이 진짜 고기와는 많이 다르다. 어떻게 고기 같은 맛을 낸 건가.
- “우리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패트릭 브라운은 스탠퍼드대 생화학과 교수다. 고기만의 맛과 향·질감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알기 위해 고기를 분자 단위로 쪼개 연구했다. 우리는 연구 개발 인력만 100명이 넘는다. 과학자·공학자·요리사 등이다.”
- 미국은 채식주의자가 많아 식물성 육류에 관심이 많은 것 아닐까. 한국은 채식주의자가 1%도 안 된다.
- “아니다. 채식주의자들이 아니라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더 즐긴다. 우리 제품은 고기와 같은 맛을 낸다. 일부 채식주의자들은 거부감을 느낀다.”
- 결국 식물성 육류가 고기를 대체할까.
- “그럴 수 밖에 없다(It‘s inevitable). 식물성 고기가 아니고선 미래의 육류 소비량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식물성 육류는 축산업보다 땅을 95% 덜 쓴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87% 적고 물 소비량은 74% 적다.”
- 미래의 식품은 어떤 모습일까. 공상 과학 소설에선 알약 하나로 포만감을 느끼고 영양을 섭취할 거란 상상도 제기됐었다.
-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음식은 문화다. 사람들은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과 뭔가를 먹으며 대화하는 순간을 즐길 거다.”
- 한국엔 언제 진출하나
- "내년에 우리는 아시아에 진출한다. 어느 도시에서 시작할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문화 트렌드를 이끄는 곳에서 출발하려 한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