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중부경찰서는 7일 오전 창원터널 화물차 화재사고 수사결과 발표를 했다. 경찰은 “화물차의 배터리 단자에서 컨트롤 박스로 연결되는 배선 단락과 후륜 브레이크 오일이 지나가는 파이프에 구멍이 생기면서 제동력을 상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사고 원인을 밝혔다.
창원중부경찰서 7일 사고 및 화재 원인 수사 결과 발표
차량 전선 피복 벗겨져 불꽃 튀면서 브레이크 오일 파이프 구멍
브레이크 작동 하지 않으면서 중앙분리대와 부딪히며 화재·폭발
경찰은 이 화물차가 창원터널을 벗어나기 직전에 차량 아래 뒷부분에서 몇 차례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빛이 보이는 것을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이때는 사고 전이었다.
실제 창원터널 내 CCTV를 보면 사고를 낸 화물차 아래 뒤쪽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빛이 번쩍이는 모습이 여러 차례 보였다. 경찰은 이것이 차량 결함으로 생긴 것인지, 아니면 터널 내 조명이 번호판에 반사되며 불꽃처럼 보인 것인지를 알기 위해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고, 차량결함으로 최종 결론이 난 것이다.
결국 이 화물차는 창원터널을 빠져나온 뒤 1차로에서 2차로로, 다시 1차로로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1㎞를 더 가다 중앙분리대와 부딪힌 뒤 화염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화물차에 실려 있던 윤활유통 등이 불이 붙은 채 폭탄처럼 반대편 차로로 날아갔고 창원터널 방향으로 가던 차량 9대를 덮치면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화물차가 중앙분리대와 충돌하며 연료탱크가 파손되면서 1차 화재가 발생했고, 이 불길이 화물차에 적재된 윤활유와 방청유(기계에 녹이 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바르는 기름)통 196개(200L 22개와 20L 174개, 총 7.5t)에 옮겨붙으면서 2차 화재와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폭발·화재사고를 낸 이 화물차는 뚜껑 없는 적재함에 윤활유통 등을 실으면서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윤활유통이 불이 붙은 채 폭탄처럼 반대편 차선으로 날아가 인명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날 화물차에 유류통 등의 배달을 맡긴 A 회사 대표 김모(59)씨와 같은 회사 안전관리책임자 홍모(46)씨를 위험물 안전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화물 알선업자 B물류 대표 김모(45)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행정처분하고, 화물 지입업자 C물류 대표 김모(65)씨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으로 행정기관에 통보했다.
경찰은 사망한 화물차 운전기사 윤모(76)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형사입건한 후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 처리를 할 계획이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