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시작된 이후 지리산 자연에서 태어난 3세대 곰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자연 출생 3세대 곰은 과거 러시아·중국 등에서 도입해 방사한 1세대 곰의 손자를 말한다.
1세대가 자연에서 얻은 2세대 곰이라고 하고, 다시 그 2세대 곰이 다시 자연에서 얻은 새끼 곰을 3세대 곰이라고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지난 9월 지리산에서 반달가슴곰 수컷 한 마리를 포획해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자연 출생 3세대로 확인됐다고 6일 밝혔다.
포획 당시 반달가슴곰은 생후 2살로 추정됐고, 체중은 56㎏의 건강한 수컷이었다.
연구팀은 포획된 곰의 혈액 유전자를 분석, 자연 출생 2세대 개체에서 태어난 3세대 개체임을 지난달 확인했다.
종복원기술원 한상현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포획됐던 3세대 곰의 아비 곰은 북한산 수컷 곰과 2004년 방사된 러시아산 암컷 곰 사이에서 태어난 곰"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포획된 곰의 할아버지는 북한 출생, 할머니는 러시아 출생이라는 것이다.
어미 곰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유전자 분석 결과를 고려하면 방사된 곰의 후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새끼 반달가슴곰의 경우 생후 8~10개월 사이에 발신기를 부착하는데, 이 시가에 곰은 대부분 어미 곰과 함께 활동하고 있어서 포획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자연에서 태어난 곰 가운데 일부는 유전자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2004년 북한에서 도입한 곰 손자
할머니는 러시아산 암컷으로 확인
어미곰은 불확실…방사곰 후손 추정
자연 출생 3세대 곰으로는 세 번째
지리산에 살고있는 곰 모두 48마리
송동주 종복원기술원장은 "향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반달가슴곰 유전자 전체 서열을 확보해 곰의 혈통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은 기존의 특정 유전자(DNA) 부위만을 분석하는 방법이 아닌 전체 DNA 염기서열을 읽는 방법이다.
종복원기술원은 이를 통해 반달가슴곰 개체 구분에 적합한 유전자 표식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