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달 29일 청와대 충정관 구내식당 점심 식탁에도 포항 과메기가 올랐다.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을 방문했을 때 구매한 과메기다. 문 대통령은 당시 이재민으로부터 “과메기가 제철인데 지진 이후 손님이 뚝 끊겼다”는 고충을 들었다. 과메기 한 상자도 선물 받았다. 이후 문 대통령은 비서실을 통해 포항 죽도시장에서 과메기 16상자를 구입했다고 한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3일 포항 죽도시장에 들러 구룡포 과메기를 샀다. 이날 이 총리는 “서울에 가서 구입한 과메기를 나눠먹겠다”며 지진으로 힘들어하는 시장 상인들을 격려했다.
청와대·대구시 등 구내식당 메뉴로
시장선 “대통령 사간 과메기 사이소”
지진 후 손님 줄어 … 점차 회복세
“침체된 지역 경기 회복 도와주길”
지난달 26일 찾은 포항 북구 죽도시장 과메기 거리. 지진 이후 두 번째 주말을 맞은 이날 300m의 거리에서 상인들은 “문 대통령이 사간 과메기 사이소”라며 여기저기서 외치고 있었다. 일부는 앉아서 과메기 껍질을 벗겨내는 작업을 하느라 분주했다.
김외준(59) 경주상회 상인은 “매년 전국에서 택배로 과메기를 구입하던 손님들로부터 지진 이후 과메기를 제대로 팔 수 있느냐고 걱정하는 전화가 걸려 온다. 상인들 모두 문제없이 최고 품질의 과메기를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죽도시장은 매년 과메기가 제철인 초겨울부터 전국에서 손님들이 몰려든다. 평일 하루 평균 4만여 명, 주말엔 2배 이상의 사람들이 죽도시장을 찾는다. 이맘때면 죽도시장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는 데만 1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실제 지진이 나기 직전 주말만 해도 손님들이 “주차하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 서비스 좀 많이 달라”고 했다는 게 상인들의 말이다. 상인 최모(60)씨는 “지진 이후 첫 주말에는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었다. 아직 관광버스 단체 손님은 오지 않지만 점차 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포항 과메기는 겨울철 바닷물 온도가 영하 4도에서 영상 10도를 유지하는 구룡포 일대에서 대부분 생산한다. 사흘 정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야 맛이 든다.
오원기 포항시 수산진흥과장은 “포항 사람들이 포항의 억센 바닷바람에도 꿋꿋이 생업에 종사하듯이 이번 지진 극복에 영양 많은 과메기가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원한다”며 “침체된 지역 경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포항지역 수산물을 구입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