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의 목적은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이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는 암, 2위는 심장질환, 3위는 뇌혈관질환이다. 20~30대는 암과 심장·뇌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인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비만 등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건강검진의 혈압·혈당·혈액·소변 검사는 이런 위험요인을 확인하는 데 가장 유용한 지표다. 지표 수치가 정상 범위가 아니면 진료를 받아 치료 여부를 결정하고 생활습관 개선에 나서야 한다.
20대 A형 간염 항체 저조
건강검진의 계절, 연령별 전략
국가검진 외 추가 검사 잘 골라야
40~50대 경동맥 초음파 혈관 체크
폐경기 여성은 골밀도 점검해야
A형 간염도 20~30대가 취약한 질환이다. 서울의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년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20대 20.2%, 30대 32.4%에 불과했다. 50대 이상은 90% 이상이다. 항체가 있으면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도 방어하기 때문에 간염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젊은 층은 건강검진 때 A형 간염 검사를 받아 항체 유무를 확인하는 게 좋다. A형 간염은 급성 간부전으로 악화돼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항체가 없으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40~50대는 저선량 폐 CT 권장
40~50대에는 암 발생률이 증가한다. 최근 사망률이 증가한 대장암은 요주의 암이다. 대장암 사망률은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16.5명으로 2001년(9.5명)에 비해 73% 늘었다. 전문가들은 가족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40세부터, 없으면 50세부터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라고 권한다. 국가 암 검진은 50세 이상일 때 대변에서 혈액이 나온 경우(분변잠혈검사)에만 무료 대장 내시경 검사를 지원한다. 윤재문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는 “대장 내시경 검사가 분변잠혈검사보다 암을 조기 발견하는 데 훨씬 정확하다”며 “대장암의 씨앗인 용종이 나와도 바로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폐암은 암 사망 원인 1위다. 조기 발견하려면 30년 이상 흡연자는 저선량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는 게 좋다. 저선량 CT는 일반 CT보다 방사선량이 적고 X선 검사보다 정확하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담배를 피우는 중년층은 혈관 건강을 가장 걱정한다. 미세한 가슴 통증이 있다면 관상동맥 석회화 CT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칼슘이 쌓여 혈관이 딱딱하게 굳는 석회화 현상을 수치화하는 검사로, 관상동맥이 좁아진 정도를 알 수 있다. 45세 이상 남성, 55세 이상 여성은 증상이 없어도 경동맥(뇌로 가는 혈관) 초음파 검사를 받아 볼 만하다. 경동맥의 혈관 벽 두께를 측정해 심뇌혈관질환 위험도를 예측한다. 갑작스러운 뇌졸중·심근경색 발생을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폐경기에는 여성호르몬이 줄어 뼈가 약해진다. 골다공증 위험이 커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윤재문 교수는 “국가 생애 전환기 검진(66세)에 골밀도 검사가 포함돼 있지만 평균 폐경 나이인 50세 여성은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60대는 치매 검사를 챙겨야 한다. 인지기능 검사가 기본이다. 기억력·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는 뇌 CT·자기공명영상촬영(MRI) 같은 정밀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김 센터장은 “국가 검진에 포함된 검사는 빠뜨리지 않고 받아야 한다”며 “평소에 증상을 느꼈거나 특정 질병에 대한 가족력이 있으면 의사와 상담해 추가 검사 항목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