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선수로는 큰 키(1m69㎝), 그리고 늘 환하게 웃는 얼굴. 순박한 시골소녀를 연상케 했던 코스트너도 어느새 30대다. 피겨선수로는 은퇴하고도 남았을 나이다. 여자선수들은 대개 20대 초반 전성기를 맞고, 20대 중반 은퇴한다. 하지만 코스트너는 만 27세에 첫 올림픽 메달을 땄다.
뒤늦게 빛난 이탈리아 피겨 스타
만 27세 소치 때 첫 올림픽 메달
남친 도핑에 연루 자격정지 수난
2016년 복귀해 기적 같은 재기
네 번째 올림픽, 유력 메달 후보
잘 나가던 코스트너의 경력에 오점을 남긴 건 전 남자친구 알렉스 슈바처(33)다. 2008 베이징 여름올림픽 경보 남자 50㎞ 금메달리스트인 슈바처의 도핑 문제가 2014년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에서 코스트너가 약물 복용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던 게 드러났다. 코스트너도 2015년 1월, 1년 4개월간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코스트너는 그 어려운 걸 해냈다. 예상을 뒤엎고 소치에서 메달을 땄던 것처럼, 조카 연배의 선수들과 대등하게 경쟁했다. 지난 3월 핀란드 헬싱키 세계선수권에서 6위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고, 올림픽이 열리는 2017~18시즌 들어선 1, 4차 그랑프리에서 모두 은메달을 땄다.
이번 시즌 랭킹 포인트만 따지면, 평창의 유력 금메달 후보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1위다. 메드베데바가 발등 부상으로 그랑프리 파이널(7~10일·일본 나고야) 출전을 포기하면서, 코스트너는 이 대회 금메달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코스트너는 “45세나 50세가 되면 정말로 피겨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열심히 하기로 했다. 이제 순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이 나이에 뛸 수 있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