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와 결이 안 맞는다” 황영기 금투협회장, 차기 선거 불출마

중앙일보

입력 2017.12.05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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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 4월 서울 여의동 협회에서 중앙일보.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했다.강정현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차기 선거 불출마를 선택했다. 황 회장은 4일 금융투자협회 내부 게시판을 통해 이번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오는 2018년 2월4일을 끝으로 재선을 포기한다. 제가 살아온 과정과 이 정부를 끌고 가시는 분들의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황 회장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회원사도 많다는 점을 확인해 연임을 포기했다”며 “특히 시대적 분위기와 맞아야 하는데 (현 정부의) 정책을 보면 제 생각과 다른 경우가 있고 건의를 해도 잘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법 통과로 증권사의 기업신용한도가 200%까지 늘어났다”며 “나쁜 짓도 아니고 (부작용에 대한) 여러 통제장치가 있는데도 고생했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어 “외교용어로 나는 척결 대상이나 사형 대상은 아니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와 같았다”며 “여러모로 따졌을 때 연임하겠다고 노력하는 게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 4월 서울 여의동 협회에서 중앙일보.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했다. 강정현 기자

 
 거물급 금융인사로 평가받는 황 회장의 연임 여부는 금융투자업계 관심사였다. 황 회장은 1975년 삼성물산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뒤 삼성전자·삼성생명을 거쳐 2001년 삼성증권 사장에 올랐다. 2004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2008년에는 KB금융지주 회장을 맡았다. 2015년 금융투자협회 회장에 당선된 뒤 초대형 투자은행 인가,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개인종합 자산관리계좌(ISA) 도입 등 증권사 현안을 추진해 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