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툭하면 고함, 비행기서 뛰어내리고 싶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7.12.0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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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과 피자, 다이어트 콜라….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대선 캠프 전용 비행기에는 패스트푸드가 넘쳤다. 참모들은 종종 낙하산을 타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싶을 만큼 트럼프에게 심하게 깨졌다.”
 

코리 루언다우스키. [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출간하는 트럼프 캠프의 내밀한 목격담 『렛 트럼프 비 트럼프』를 사전 입수해 보도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코리 루언다우스키(사진)와 데이비드 보시 부본부장이 쓴 책이다. 루언다우스키는 한때 트럼프 캠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지난해 6월 캠프를 떠난 뒤 정치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대선캠프 실세, 당시 속사정 책 펴내
전용기선 패스트푸드·콜라가 주식
한끼에 햄버거 4개나 먹는 대식가

WP에 따르면 ‘트럼프 포스 원’ 비행기 안에선 엘튼 존 노래가 시끄럽게 울려 퍼져 대화를 나누기 어려웠다. 캠프에서 언론담당 비서였던 호프 힉스(28)는 트럼프의 바지를 스팀 다리미로 다렸다. 트럼프가 바지를 입은 채로다.
 
트럼프는 저녁을 맥도날드에서 주문할 땐 늘 빅맥 2개, 생선 버거 2개, 초코쉐이크를 시켰다. 총 2420칼로리로 성인 남성의 하루 열량을 한 끼에 먹는 셈이다. 트럼프의 비행기에선 맥도날드, KFC, 피자와 다이어트 콜라가 주식이었다. 저자는 “트럼프의 식사 시간을 맞추는 건 대선 준비보다 중요했다”고 묘사했다. 참모들이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 따뜻한 패스트푸드를 비행기로 제때 나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캠프 참모들에게 걸핏하면 화를 내고 소리 질렀다고 한다. 저자는 “그의 격노를 때론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럴 때면 낙하산을 타고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싶었지만, 점차 익숙해졌다”고 썼다.


한번은 폴 매너포트 선거대책위원장이 “트럼프가 더는 TV에 나오면 안 된다”면서 대신 출연하기로 한 적이 있다. 매너포트는 나중에 루언다우스키의 뒤를 이어 선대본부장에 오른 인물이다. 루언다우스키는 트럼프가 그 순간 지금껏 본 중 가장 많이 화가 났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휴대전화가 터지는 고도까지 헬기 고도를 최대한 낮추라고 조종사에게 지시한 뒤 전화를 걸어 폭언을 퍼부었다고 한다. 루언다우스키는 해고 통보도 트럼프의 아들을 통해 받았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