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홍보를 위해 미국 뉴욕 전역에 내걸려던 광고 시안이다. 이달 18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타임스스퀘어, 소호 등지의 디지털스크린 1000여 개, 버스정류장 150여 곳에 게시할 계획이었다.
옷고름 잡은 사진 인터넷서 시끌
“기생관광 연상, 야릇한 자극” 비난
서울시, 내부심의도 없이 시안 공개
그러자 서울시는 3일 이 광고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광고 시안은 폐기하고, 광화문광장과 DDP 등을 모티브로 한 다른 광고를 내걸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서울 홍보물’은 서울시 내부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간에 쫓겨 제작하다 보니 대행사에 제대로 된 디자인 가이드를 주지 못했고, 미처 심의에 올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 홍보물은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홍보물 성별영향분석평가 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성차별적 요소 등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다.
익명을 원한 여성정책 전문가는 “여성의 이미지를 전통적인 여성상에 한정지었고, 부각된 실루엣과 문구가 어우러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해외에서 선보일 서울의 이미지를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직장인 김민지(31)씨는 “여성이 금방이라도 옷고름을 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동양 여성에 대한 왜곡된 성 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광고인 것 같다. 보는 순간 눈살이 찌푸려졌다”고 말했다. 남성 직장인 김모(37)씨는 “이미지 자체보다는 광고 속 문구가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선정적이란 지적은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광고 기획자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추구한 광고로 보인다. 광고를 민감한 잣대로 바라보면 창의적이고, 다양한 광고가 나오기 어려워진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장인 김효은(34)씨는 “한복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지 성적인 상상이 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뉴욕 내 ‘서울 광고’는 뉴욕시와 ‘도시 공동 마케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가 뉴욕시에 광고료를 지불하지 않는 대신 뉴욕시도 서울에 ‘뉴욕 광고’를 게시하기로 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