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군 번암면 봉화산 치재에 1.7m 높이로 세워진 '전북가야 기념비'에 적힌 문구 일부다. 그동안 문헌이 없어 잘 알려지지 않은 전북 지역 가야 문화유산의 뿌리를 찾겠다는 전북 지자체들의 꿈이 담겨 있다.
전북도는 30일 "내년부터 전북 동부지역 7개 시·군에 산재한 가야 문화유산에 대한 연구 및 복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문재인 정부가 '가야사 연구 및 조사'를 국정 과제로 채택하면서 추진됐다. 전북도는 1단계로 내년에 국비와 지방비 86억원을 들여 가야 유적에 대한 발굴 및 정비 사업에 착수한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2027년까지 '전북가야'를 관광자원으로 만드는 2단계 사업에 총 54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영·호남 다른 지자체들과 손잡고 가야 문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한다.
장수군 번암면 치재서 '전북가야 선포식'
전북 7개 시·군 산재한 유적 발굴 본격화
고분·제철·봉수·산성 690개…유물 2441점
송하진 지사 "전북가야 독창성 알릴 터"
전북의 경우 1983년부터 올해까지 42억원을 투입해 가야 유적에 대한 발굴 및 조사를 해왔다. 그동안 장수·남원을 중심으로 모두 7개 시·군에 걸쳐 고분·제철·봉수·산성 등 가야 유적 690개가 발굴됐다. 가야 유물은 남원 1854점, 장수 587점 등 모두 2441점이 출토됐다.
전북에서 나온 가야 유물은 지난 1983년 88고속도로(현 광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남원 월산리에서 출토된 철제초두가 최초다. 이것은 가야계 고분(고대에 만들어진 무덤) 중에서도 처음으로 발굴된 유물이다. 철제초두는 다리가 셋 달리고 긴 손잡이가 부착된 작은 솥을 말한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봉화산 치재는 전북 지역 가야 문화의 중심지인 남원과 장수가 맞닿은 지역이고, 삼국시대 때 백제·가야·신라가 국경을 형성했던 곳으로 호남과 영남의 화합의 장소로서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