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에 품격을 갖춰달라는 당내 요구에 “품격으로 정치하는 게 아니다”라며 정면 반박했다.
29일 열린 당 대표ㆍ최고위원ㆍ3선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일부 의원들은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SNS상에서 홍 대표의 막말에 대해 말들이 많다”, “보수를 대표하는 리더라면 품격이 있어야 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이에 홍 대표는 “그래 나 품격 없다. 그런데 정치인 중 가장 품격이 높았던 이회창 전 총재와 품격이 낮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하고 대선을 치러 누가 이겼냐, 노 전 대통령이 이겼다”며 “그러니까 품격으로 정치하는 게 아니다”라고 되받아쳤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최근 홍 대표에 대해 ‘사당화(私黨化)’, ‘막말’ 등의 비판을 했던 나경원ㆍ한선교 의원을 겨냥해 “4선이나 된 의원들이 정치를 잘못 배웠다.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못하면서 자기 당 대표나 흔든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의원은 “개인적인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저를 거짓말쟁이로 만들려는 정치적 의도라도 있느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의 말미에 “부당하게 나를 공격하니까, 나도 반격을 하는 것”이라고 해명한 뒤, “부당한 공격에 맞서 나도 ‘친위대’를 구성해야겠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이날 회의를 마친 뒤 홍 대표는 한 측근에게 ”앞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 인사를) 비판하는 건 그만 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실제로 이날 회의 이후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리지 않았다.
홍준표, 비공개 회의서 SNS 막말 자제 요청 거부
"품격 높은 이회창이 품격 낮은 노무현에 졌다"
"SNS로 우리 측 인사 비판은 더이상 안 할 것"
강효상 비서실장도 보도자료를 내고 “계파 갈등을 부추겨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친박ㆍ진박들은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할 자격조차 없다”며 “한국당은 더 이상 친박계가 판치는 갈라파고스 당이 돼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