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겨울이다. 추운 날씨에 움츠러들기가 쉽지만 기업들의 열정만은 쉴 틈이 없다. 주위 어려운 이웃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 열기는 매년 뜨거워지고 있다. 28일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사회복지와 재난구호 등 사회공헌 활동에 투입한 지출 총액은 2006년 1조8048억원에서 2015년 2조9020억원으로, 최근 10년간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연 18시간36분 봉사
우리 기업의 사회공헌 실태
10년간 사회공헌 지출액 60% 증가
한국 0.19%로 미국?일본보다 높아
기업 강점 살리며 나눔 효과 극대화
이미지 제고 등 경영 수단으로 활용
분석에 따르면, 이는 종종 기업과 주주의 이익으로도 직결됐다. 예컨대 시소디어 교수가 1996~2006년 10년간 상장 기업의 주가상승에 따른 투자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사회공헌 활동 등으로 ‘사랑받은’ 기업의 평균 투자수익률은 1026%로 다른 기업(122%)의 8.4배였다. 현명한 기업인이라면 이제 사회공헌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야 하는 시대가 됐다.
사회공헌 사업에 전략적 접근
드림 무브는 저소득층 등 사회 취약계층의 창업과 자립을 돕는 사업이다. 넥스트 무브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기술과 인프라를 폭넓게 활용하는 사업이다. 대표적인 예가 고철 유통구조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영세 종사자에게 환원하는 현대제철의 ‘H-리사이클 센터’ 사회공헌 사업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에 이어 지난달 24일 충남 당진제철소에서 2회째 기술박람회를 열고, 우수한 기술력에도 판매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협력업체들이 영업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올해는 60여 업체가 참가했다.
기업들의 최근 사회공헌 전략은 이처럼 장기(長技)를 살리면서 나눔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KT는 장기인 정보통신기술(ICT)을 희망 나눔에 활용하고 있다. KT는 서울 동자동 ‘쪽방촌’에 2014년 희망나눔센터를 열고 인터넷 망을 통한 양방향 텔레비전 서비스(IPTV) 등 ICT 장비가 포함된 문화공간과 편의시설을 제공했다. 이어 ICT 교육을 지원하면서 주민들의 자립과 자활을 돕고 있다.
CJ그룹은 문화예술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기업답게 젊은 문화예술인 후원 활동에 힘쓰고 있다. CJ E&M과 CJ문화재단이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신인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창작 및 데뷔 지원 공간 ‘오펜 센터’를 서울 상암동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에서 연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젊은 대중음악인을 지원하는 ‘튠업’, 신인 영화인의 아이디어를 영화화까지 되도록 돕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프로젝트 S’ 등을 마련하고 있다.
기술·인프라 활용 사회공헌 확대
기업별 임직원 봉사단의 활성화도 눈길을 끈다. 에쓰오일 임직원 봉사단은 2007년 출범한 이후 지금껏 서울과 울산 등 전국 6개 지역으로 나뉘어 지역 실정에 맞는 총 140여 가지의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에쓰오일 영업사원들은 전국 300곳의 주유소와 함께 소외 이웃을 보살피는 ‘주유소 행복 나눔 N’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인 봉사의 날’을 만들어 전 세계 두산 임직원들이 같은 날 동시에 각 사업장 인근 지역사회와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올해로 이 행사를 연 지 4년째인 가운데 지난 4월 19일에는 세계 16개국 7000여 임직원들이 가구 만들기와 노인 시설 방문(한국), 공공시설 보수 지원(미국)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