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지난 22일 포수 강민호를 삼성에 내줬다. 삼성과 똑같은 조건(4년 80억원)을 제시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틀어졌다. 이후 롯데는 손아섭 붙잡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결국 역대 FA 계약 가운데 이대호(150억원)·최형우(100억원) 다음으로 많은 98억원을 주기로 하고 손아섭을 주저앉혔다. 롯데의 투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강민호에게 투자하려고 했던 금액을 고스란히 민병헌에게 쏟아부어 LG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공교롭게도 강민호-손아섭-민병헌의 에이전트는 같다.
롯데, 3년간 FA 투자 500억 육박
취약했던 테이블세터진 막강해져
남은 대어 김현수 복귀 여부 주목
몸값 이대호·최형우와 비슷할 듯
롯데는 민병헌을 영입하면서 취약했던 테이블세터진을 보강하게 됐다. 아울러 전준우-손아섭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외야진을 구축했다.
올 시즌 뒤 3년 재계약에 성공한 조원우 감독의 어깨도 가벼워졌다. 강민호가 빠진 포수와 3루 등 취약 포지션이 남아있지만 공격력은 지난해 못잖다. 박세웅·박진형·김원중 등 젊은 투수들과 외국인 선수 린드블럼, 레일리가 버티는 마운드도 강력하다. 민병헌은 “롯데에서 제일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 우리 팀 전력이 강하다. 내가 있는 동안 꼭 한 번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대어급 선수들의 계약이 차례로 이뤄지면서 시선은 자연스럽게 김현수(29)에게 쏠리게 됐다. 프로야구 대표 왼손타자 김현수는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2시즌을 뛰었다. 볼티모어와 계약조건은 2년 700만 달러(약 76억원). 하지만 볼티모어에 이어 필라델피아에서도 김현수는 백업 외야수로만 기용됐다. 계약기간이 만료된 김현수는 MLB 재도전과 국내 복귀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과는 2년 전처럼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내로 돌아온다면 이대호나 최형우 못잖은 거액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원소속팀 두산은 김현수에 관심이 있지만 4년 총액 100억원에 이르는 몸값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다른 팀들이 그를 잡기는 더 어렵다. 김현수에게 주는 연봉 이외에도 두산에 별도의 보상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타 구단이 김현수를 잡으려면 두산에 ‘15억원+보상선수 1명’을 주거나 22억50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김효경·김원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