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대법관 후보로 거론된 건 2012년 7월 임기를 마친 박일환‧김능환‧전수안‧안대희 전 대법관의 후임자 인선 과정에서였다. 당시 대전고법 부장판사였던 민 후보자는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 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입어 60여 명의 대법관 후보 천거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여성 현직 고법 부장은 민 후보자를 비롯해 총 4명이었다.
5년 전부터 네 차례 대법관 후보에
재판연구관 5년의 실력파 법관
남편은 문병호 전 국민의당 의원
지난 5월 이상훈‧박병대 전 대법관의 후임자 인선에서도 민 후보자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천거 대상 36명 중 여성은 4명이었다. 대법관후보추천위가 꼽은 8명의 추천 후보군에 박정화 서울고법 부장, 김영혜 변호사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박정화 고법 부장이 최종 제청 대상으로 지명됐다.
이번에 후보군에 올랐을 때만 해도 법조계에선 민 후보자의 지명 가능성을 낮게 봤다. 민 후보자의 배우자가 야당인 국민의당의 문병호 제2창당위원회 부위원장이란 점도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데 작용했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학과에 재학 중 만나 결혼에 이른 ‘캠퍼스 커플’이었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빗나갔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후보추천위가 추천한 9명의 후보 중 안철상 대전지법원장과 함께 민 후보자를 선택했다. 민 후보자의 주변보다 그의 경력과 자질을 높이 샀다는 게 법원 내부의 평가다. 추천위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심사 과정에서 민 후보자의 배우자의 이력이나 정치 성향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동의를 요청하면 인사청문회 준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날 민 후보자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민 후보자는 “청문회를 앞두고 있으니 잘 준비하겠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다”는 짧은 메시지를 통해 소감을 대신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