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는 지난 2008년 개통한 마창대교에 해상구간 1.7㎞(편도) 양방향에 안전난간을 기존 1m에서 2m로 높이는 보강공사를 최근 마무리했다고 27일 밝혔다. 심심찮게 발생하는 이 같은 투신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마창대교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33명이 투신해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마창대교에서 투신하려다 마창대교 측이 저지해 실패한 횟수도 79명에 달한다.
기존 마창대교에는 15대의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돼 있어 24시간 대교 위의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차량이 30㎞ 이내로 서행할 때에는 사이렌이 울려 경고를 하기도 한다. 순찰차가 1시간마다 대교를 오가고 8명의 순찰 요원이 2인 1조로 24시간 감시를 하고 있지만, 투신자를 막기에는 그동안 역부족이었다. 보통 투신자들이 차에서 내려 1m 난간을 넘어 바다로 뛰어드는데 15초 남짓 시간이 걸리는데 마창대교 측이 사전에 이상 차량을 발견해 출동해도 현장에 출동하기까지 30초~1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마창대교 순찰 요원 중에는 바다에 뛰어드는 투신자를 구하려 옷가지를 잡았다가 자신도 함께 빠질뻔한 위험천만한 경험을 한 요원도 적지 않단다. 마창대교 관계자는 “투신자를 인력으로 막는 데는 한계가 있고 위험하기도 해 새 안전난간을 추가로 설치하게 된 것이다”며 “오랜 기간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안전난간을 만들어 실제 투신자의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추가된 안전난간(롤린더 시스템·Rotating+Cylinder)은 그냥 높이만 높인 것이 아니다. 투신자가 난간에 오를 수 없게 각종 장치가 숨어 있다. 투신자가 난간을 오르지 못하게 난간을 잡거나 밟으면 빙글 돌아 미끄러지는 회전식 4단 원통으로 돼 있다. 또 이 난간을 지지하는 지지대 뒤쪽은 쇠창살처럼 뾰족하게 만들어져 있어 손으로 잡을 수 없게 해 놓았다. 원통과 원통 사이는 15㎝ 간격이어서 성인이 통과할 수 없는 간격이다. 실제 이날 기자가 직접 추가된 안전난간에 오르려고 몇 차례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롤린더 시스템을 개발한 시스템 코리아 박세만 대표는 “2010년 전후로 미국에서 가장 투신자가 많은 금문교 기사를 접하고 안전난간을 만들 계획을 세우게 됐다”며 “이후 6년간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테스트를 거친 뒤 특허를 획득해 국내에서는 마창대교에 최초로 안전난간을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남도 최근 마창대교에 자살 예방 안전난간 추가로 설치
회전식 원통형 난간으로 만들어 투신자들 접근 힘들어
2012년부터 최근까지 3000여명 대교에서 투신 자살 시도
전문가들 안전난간과 함께 투신자들 마음 돌릴 대화 창구도 마련해야
투신은 마창대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최근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교량 자살 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 다리에서 3113건의 자살시도가 있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2092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경기(151건), 인천과 강원(각 120건), 충남(103건), 경북(99), 경남(95)
등의 순이었다.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마포대교(796건)가 가장 많고, 한강대교(194건)와 양화대교(107건)로 그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투신자가 몰린다는 마포대교는 지난해 말 마창대교처럼 다리 난간을 높인 뒤 투신 시도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마포대교 투신 시도자 수는 150명으로 지난해(211명)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일부 대교는 대교 아래 그물망을 설치하거나 자살 방지 문구를 대교 난간에 부착해 자살 방지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투신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이나 가정불화 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위성욱 기자, 임명수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