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지난 2015시즌 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박병호의 협상권은 1285만 달러를 써낸 미네소타 트윈스가 차지했다. 미네소타는 박병호와 4년 총액 1200만달러(131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구단이 원할 경우엔 계약기간이 끝나는 2020년엔 미네소타가 1년 더 계약할 수 있는 옵션(연봉 650만 달러)도 포함됐다. 빅마켓이 아닌 미네소타 입장에선 과감한 투자였다.
하지만 박병호와 미네소타의 만남은 둘 모두에게 실망스러운 결과로 끝났다. 박병호는 2016시즌 MLB 62경기에서 타율 0.191(215타수 41안타), 12홈런·24타점에 머물렀다. 장타력은 여전했지만 정확도는 MLB 최하 수준이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타율 0.247(535타수 132안타), 24홈런·79타점에 그쳤다. 시즌 뒤 미국에서 잔여 훈련을 했던 박병호는 결국 이달 초 원소속구단 넥센 복귀 희망을 드러냈다. 미네소타 구단으로선 포스팅 비용 지출 때문에 이적료를 받고 싶어했지만 넥센의 입장은 단호했다. 결국 미네소타는 보장된 잔여 계약 내용을 포기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박병호가 돌아온 건 '뛰고 싶다'는 의지 때문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올시즌 빅리그에 한 번도 올라가지 못했다.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다. 박병호 영입을 진행한 테리 라이언 단장이 해고된 영향 탓이었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지난 2년은 아쉬움이 남지만 후회는 없다. 좋은 경험을 했고, 개인적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박병호가 금전적인 측면에서 손해만 보는 건 아니다. 규약상 박병호는 4년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2021시즌엔 35살이 되지만 국내에서 뛰던 시절의 기량을 되찾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미네소타와 계약을 모두 채운 뒤 돌아오는 것보다 시장에서의 가치도 높을 전망이다. '경기 출전'과 '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선택이 될 수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