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군 역시 사교육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사교육 대신 스스로 공부하는 훈련을 했다. 강 군은 “중3 때까지는 영어·수학 학원에 다녔지만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혼자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다. 고2 때 화학Ⅱ 한 과목만 사교육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 군은 “모르는 문제는 두세 시간씩 물고 늘어져 스스로 답을 찾는 방법으로 공부했다”며 “어차피 문제를 푸는 건 나인데 학원에서 수업받는 시간에 문제를 여러 번 풀어볼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 군은 문제집을 한 권 사면 목표량을 표시해두고 절대 미루지 않았다고 한다. 또, 모르는 문제를 선생님께 여쭤보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안 풀리는 문제를 선생님께 여쭤봐도, 그 순간엔 이해한 것 같지만 나중에 다시 풀면 또 모르겠더라”면서 “몇 시간이고 혼자 붙잡고 끝까지 답을 찾아내야 완전히 내 것이 됐다”고도 했다.
고3 수험 기간 동안은 하루 7시간 씩 잠도 충분히 잤다. 강 군은 “어느 날 새벽 2시까지 공부했더니 다음 날 몸 상태가 엉망이었다. 잠을 잘 자야 다음 날 집중이 잘된다는 것을 깨닫고 그렇게 했다”고 전했다.
강 군은 딱 하루뿐인 수능 시험을 앞두고 수능 시간표에 맞춰 연습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주말마다 수능 시간표대로 모의고사 문제를 풀었다. 시험장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에서 시험을 보기 위해 교실 책상도 구입했다. 그런데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험이 갑작스럽게 일주일 연기됐다. 이에 대해 강군은 이튿날부터 마음을 다잡고 마무리했다"고 했다.
현재 강군은 서울대 의예과 수시 면접을 앞둔 상태다. 강군은 “가채점 만점을 받고도 잘못 매긴 건 아니겠지 싶어 한 번 더 채점했다”면서 “아직까지는 기분이 들떠있다”고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