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의 ‘인마’를 두고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이들이 있다. 막말에도 표준어가 있는 법인데 ‘인마’의 표기가 ‘임마’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건 줄임말의 법칙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이놈아’가 줄어든 말이므로 ‘임마’가 아니라 ‘인마’로 쓰는 것이 바르다.
듣는 이가 남자일 때 그 사람을 낮잡아 이르거나 ‘이 아이’를 비속하게 부르면 ‘이놈’이 된다. 여기에 호격 조사 ‘아’가 붙은 것이 ‘이놈아’다. ‘이놈아’를 줄여 ‘인마’로 사용한다.
‘이놈아’에서 ‘놈’의 첫소리 ‘ㄴ’은 앞말의 받침으로 가 ‘인’이 되고, 끝소리 ‘ㅁ’은 뒷말로 연음돼 ‘마’가 된다. 이처럼 단어의 일부분이 줄 때는 어느 정도 규칙성이 존재한다. 대개 줄어드는 말의 첫소리가 앞말의 받침으로 가고, 줄어드는 말의 끝소리는 뒷말의 첫소리로 넘어간다.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나 구(句) 차원에서 이뤄지는 준말에 적용할 수 있다.
가령, ‘야 이놈아’를 줄이면 ‘야 인마’→‘얀마’가, ‘이 녀석아’는 ‘인석아’가 되는 식이다.
이은희 기자 eu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