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20일(현지시간) 국제사법재판소 판사 선거 결과를 공표했다. 마지막 남은 한 자리에 인도 달비르 반다리 판사가 확정됐다는 내용이다
재선 도전한 영국, 인도 후보에 밀려
가디언 "영국의 국제적 위상 하락 상징,
안보리 상임이사국 견제 분위기 희생양"
마지막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외교 로비도 펼쳐졌다. 하지만 반다리의 지지표는 늘어나고 그린우드의 표는 줄어들었다. 거듭된 투표 결과 유엔총회에서는 영국 68대 인도 121표, 안보리에서는 영국 9대 인도 5표로 나타났다. 영국 측은 20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11차 투표를 앞두고 승복을 인정하는 서신을 유엔에 보냈다.
매슈 라이크로프트 유엔주재 영국대사는 서신에서 "현재의 상황이 투표를 거듭한다 해서 해결될 것 같지 않다. 영국은 안보리와 유엔총회에서 더 많은 선거를 거쳐 귀중한 시간을 뺏는 건 잘못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그린우드 경은 재선 도전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결국 반다리는 20일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가디언은 이를 두고 "영국의 국제적 위신에 대한 굴욕적 타격이자 국제 문제에서의 위상이 축소되는 걸 인정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또 유엔 안보리 5개 상임 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분노의 희생양이 됐다고도 해석했다. 또 유럽연합에서 탈퇴한 브렉시트 이후 유럽 국가들의 외교적 지원을 받지 못한 것도 패인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