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일 오후 10시 현재 쑹 부장의 귀국 사실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 여부를 보도하지 않았다. 앞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7일과 18일 각각 이뤄진 최용해 노동당 부위원장 및 이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의 회담 사실을 하루씩 늦게 보도했다.
“조선 노동당 중앙 지도자와 회담”
신화통신, 실명 안 밝혀 확인 못해
공항엔 지재룡 북한대사 마중 나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60여 일간 중단한 상황에서 쑹 부장의 방북이 이뤄짐에 따라 북핵 문제 해결에 새로운 동력이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를 불러일으켰었다. 중국은 쑹 부장이 출발 전부터 시진핑 주석의 특사란 점을 분명히 했고 북한 매체의 보도에서도 특사란 직함을 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이 쑹 부장과의 면담을 거부했다면 대북제재 강도를 높이고 있는 중국에 최강도의 불만을 표시하며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밖에 표면상 19차 중국 당대회 결과 설명을 위해 방북한 쑹 부장의 직급이 당 중앙위원이어서 5년 전 18차 당대회 때의 리젠궈(李建國) 정치국원보다 한 단계 낮아진 데 대한 불만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면 북한이 쑹 부장의 방북 일정을 하루씩 늦게 보도해 온 점으로 볼 때 면담이 불발됐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김 위원장이 방북 마지막 날 쑹 부장을 만났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의도적으로 쑹 부장 일행을 마지막 날까지 기다리게 했다면 이 역시 중국에 대한 서운함을 표시한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2015년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이 방북했을 때에는 첫날 심야에 김 위원장과의 회동이 성사됐다.
쑹 부장은 이날 오후 6시20분쯤(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으로 귀국했다. 그는 마중 나온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와 대화를 나눈 뒤 베이징 시내로 향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