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테니스 역사는 생각보다 길다. 청말 서양 선교사들이 중국인들에게 테니스를 보급했다. 당시 외국인들은 승마복을, 여성들은 긴 치마를 입고 초원에서 테니스를 즐겼다. 물론 배경에는 중국식 건축물이 아닌 서양식 건축물이 있었다. 이번 대회 중국 측 참석자 중에는 전문 외교관 팀도 있었다. 전직 주중 아프리카 대사들도 참석했다. 이탈리아는 주중 이탈리아 대사관 직원들이 참석해 스포츠를 통한 일대일로 교감을 키웠다.
대회에 참석한 외국팀은 일대일로에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과의 교류 확대는 물론 경제적 문화적 윈윈 모델에 관심이 많았다.
일본 선수들의 관심도 남달랐다. 소니 중국 지사에 근무한다는 한 선수는 “프린터를 팔기 위해 중국 전역을 누비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대일로를 따라 마케팅을 하다 보니 ODA(공적개발원조) 혜택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에서 중국에 제공한 ODA 자금이 일대일로 동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일대일로를 따라 중국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하고 싶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아프리카 가나 선수는 ‘일대일로’를 한자로 써 내려가며 관심을 보였고 자원봉사자로 참석한 우크라이나의 안나는 “과거 우리는 미국으로 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게 소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변해 중국에서 꿈을 이루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베이징 영화대학에서 유학 중이다.
실크로드 도시 연맹 우비슈(巫碧秀) 비서장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일대일로 연선 국가들이 국경과 지역, 문화를 넘어 서로 융합하고 발전하며 윈윈하는 번영의 길을 개척했으면 한다”고 했다.
중국 피크(PEAK) 체육용품 유한공사의 쉬징난 이사장은 향후 전 세계 스포츠 업계가 주목해야 할 방향을 밝히고 있다. 그는 “일대일로는 우리에게 기회다. 동시에 스포츠 산업의 기회다. 우리 회사는 일대일로 연선 국가를 따라 상표를 등록했는데 현지 국가들이 아주 큰 관심을 보였다. 우리는 앞으로 이들 국가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예컨대 이란의 국가대표 농구팀, 파키스탄의 축구팀, 레바논의 농구팀 등과 이미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주요 국제 체육 대회에서 피크의 광고 점유율은 10% 정도다. 대회 체육용품이나 수건, 신발 등도 대부분 우리 제품이다”라고 강조한다.
비단 테니스와 마라톤에 국한된 게 아니다. 일대일로는 이미 축구와 탁구, 배구 등 모든 중국의 스포츠로 전염되고 있다. 일대일로가 아니면 대회 개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런 추세라면 아시안 게임, 아니 올림픽까지 일대일로 바람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한국 스포츠와 스포츠 산업이 일대일로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잘하면 대박의 기회가 될 수도 있는데 아직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는 업체가 안 보인다.
차이나랩 최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