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20% 넘게 상승했다. 3분기 코스피 상장 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0.59%, 27.66% 증가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 주식 순매수 금액은 지난달 현재 89억4700만 달러다. 채권시장에는 9월 말 현재 11조4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IMF, 올 성장률 3.2%로 높였지만
시중 금리 상승세로 가계 빚 압박
유가 60달러 돌파, 물가 상승 압력
원화 가치 올 9.6% 올라 수출 부담
“소비·투자 이끌어낼 기반 조성해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들어(1월 3일~11월 17일) 미 달러화 대비 원화값은 9.64% 올랐다. 유로화(13.31%) 절상률에는 못 미쳤지만 영국 파운드화(7.99%)와 일본 엔화(5.04%), 중국 위안화(5.10%)보다 상승 폭이 컸다.
원화 강세는 한국 경제에는 양날의 칼이다. 수입 물가가 떨어지면 가계와 기업의 지갑이 두둑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내수 진작에는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수출 기업에는 부담이다. 원화가치가 지나치게 오르면 한국 수출 기업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진다. 경제에 또 다른 짐이 될 수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화가치가 1% 오르면 국내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은 0.0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9일 ‘원-달러 환율 1100원 붕괴 배경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원화가치가 10% 오를 때 수출 가격은 1.9%포인트 증가에 그쳐 나머지 8.1%포인트는 기업 손실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상승세로 돌아선 국제 유가도 한국 경제엔 부정적 요인이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말 2년4개월 만에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
원유 수입 가격이 오르면 기업에는 부담이 된다. 경상수지도 악화시킬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오르면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하고 물가는 0.25%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도 이미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로 방향을 틀면서 세계 경제는 고금리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은행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이미 지난번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하면서 지난 14일 국고채 3년 물 금리는 2.211%까지 올랐다. 2014년 12월 8일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가계 빚이 1400조원을 넘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가계의 부담을 늘리고 기업의 투자 비용 등을 키울 수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신 3고 복병을 넘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흔들릴 수 있다”며 “재정과 조세 정책을 탄력적으로 대응해 소비와 투자를 진작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고금리 시대에 한국 경제의 최대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는 가계부채 문제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원화 강세와 고금리, 유가 상승 등 위험 요인을 감안하면 한은이 긴축 속도를 다소 늦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