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하 지질연)은 이번 지진이 기존 지표면상에서는 존재가 보고된 적이 없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단층대를 따라 발생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16일 밝혔다.
동서 양쪽서 압축해 생긴 역단층 탓
서쪽 지층이 동쪽을 타고 오른 형국
반대로 양쪽에서 마주 보고 압축하는 형태로 힘이 가해지면 역단층이 생긴다. 기찻길처럼 평행하면서도 서로 반대 방향으로 미는 힘, 즉 전단력이 작용하면 지층이 수평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이 생긴다.
지질연 이윤수 박사는 “동서 양쪽에서 마주 보고 압축하는 형태로 힘(응력)이 작용한 탓에 서쪽의 지층이 동쪽의 지층을 타고 오르는 형국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은 주향이동단층에 의한 지진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포항 지진은 경주 지진보다 얕은 곳에서 발생한 탓에 지진 에너지 규모는 작아도 지표면 부근에서는 상대적으로 강한 진동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질연은 밝혔다. 특히 진앙인 포항시 흥해읍 등은 퇴적층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지역으로서 퇴적층에서 지진파가 증폭되면서 3~5층의 저층 건물을 중심으로 지진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포항 지역의 지층인 해성퇴적층은 신생대 3기(마이오세) 때 동해에 가라앉았다가 퇴적층을 형성한 뒤 양산단층을 따라 다시 융기한 곳으로, 이 지층의 암편(얇게 자른 암석)은 손으로 강하게 누르면 부스러질 정도로 강도가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기상청과 지질연, 경북대 등 대학 연구팀은 이날 현지에서 40여 개의 이동식 지진계를 설치하는 등 지진의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문희철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