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혁신도시 10년의 명암 ② 진주 혁신도시
이곳에는 LH를 비롯해 11개 공공기관이 지난해 7월까지 이전했다. 혁신도시 주변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 단지(총 1만780세대)와 상가(20만3000㎡)도 조성됐다. 부동산 가격도 상당히 올랐다. 아파트의 경우 ㎡당 600만원대에서 분양돼 1100만원 이상으로 올랐다가 최근 1000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상가의 경우 ㎡당 500만~1000만원대에 분양돼 요즘엔 2000만원대다. 다만 요즘 거래는 많지 않다.
논·밭이 빌딩숲으로 … LH 등 이전
공공기관이 내는 지방세 7배 늘어
나 홀로 부임 많아 주말엔 도시 텅
옛 중심지들 인구유출 등 ‘공동화’
혁신도시에 장밋빛만 있는 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은 진주 구도심 공동화 현상이다. 진주 전체 인구는 늘었으나 과거 진주 상권 중심지였던 중앙동과 주거 밀집지역인 신안동 등 구도심 인구수는 크게 줄었다. 중앙동은 2012년 1만5158명에서 올해 1만3117명, 같은 기간 신안동도 1만5448명에서 1만3853명으로 줄었다. 혁신도시가 있는 충무공동을 중심으로 아파트를 비롯해 대형마트 등이 들어서면서 구도심 공동화를 부추긴 탓이다.
공공기관 직원 간에도 명암이 엇갈린다. 가족 전체가 주거지를 옮긴 직원들과 혼자 내려온 직원들의 만족도 차이가 커서다. 가족 단위로 내려온 직원들의 경우 서울보다 줄어든 출퇴근 시간, 수도권의 70~80% 정도인 물가 등으로 인해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한다. 진주 혁신도시의 11개 공공기관(전체 직원 3600여명) 중 가족 동반 이주율은 초창기 10%대에서 현재 30%대다. 반면 혼자 내려온 직원들은 외로움이 크다. 주말에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
공공기관 직원들이 주말에 서울·수도권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혁신도시가 텅 빈 느낌을 주기도 한다. 상권도 아직 활성화되지 못했다. 실제 이날 둘러본 상가는 1~2층을 제외하고는 빈 곳이 많았다. 현지 부동산 업계는 혁신도시 내 상가의 공실률을 50~60%대로 보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전모(56·여) 대표는 “LH 인근 중심상가는 1~2층이 분양돼 점심과 저녁때 반짝 영업을 하고 있지만, 나머지 상당수는 분양이 안 된 곳이 많다”며 “아직 아파트 입주도 다 안 끝나고 공공기관도 단신 부임자가 많아 상권이 살아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봉규 경상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공공기관과 연관된 유관기관들이 혁신도시에 함께 내려와야 인구도 늘고 일자리도 늘어나 실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진주=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