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전날 결혼한 조코위 대통령의 장녀를 위해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민호가 결혼을 축하하는 동영상과 또 다른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서명이 담긴 CD를 선물했다. 이후 환영만찬에서 조코위 대통령은 “나도 오랜 한류 팬”이라며 감사를 표시했다.
조코위 대통령 “나도 오랜 한류팬”
‘송·송 결혼’ 동남아 신문 1면 게재도
이제는 한류(韓流)와 연관된 선물이나 인사가 정상 사이에서도 통할 정도의 ‘외교적 무기’가 됐다는 의미다. 실제 동남아에서 K팝의 위상은 대단하다. 인니를 포함해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에서 엑소와 방탄소년단 등이 콘서트를 열거나 공항을 통해 입·출국할 때면 소녀 팬이 운집하곤 한다. 지난달 31일 배우 송중기와 송혜교의 결혼식은 동남아의 주요 뉴스였다. 일부 일간지엔 1면에 게재되기도 했다.
중국과 일본 등 한반도 주변 국가의 정상 부부에게 한류는 이미 한국의 대표 상품으로 통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2014년 7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창덕궁 인정전을 돌아보며 “(드라마) 대장금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또한 중국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관련해 “남편(시 주석)이 별에서 온 그대였으면 좋겠다”고 농담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도 잘 알려진 한류 팬이다. 지난 2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선 “배우 박용하씨와 친했는데 숨졌을 때 정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