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도핑 파문’에 푸틴 “美, 내년 러 대선 개입하려 꾸며낸 것”

중앙일보

입력 2017.11.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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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앙포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불거진 자국 주도의 도핑설을 두고 미국의 러시아 대선 개입 시도라고 주장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핑 양성 반응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수에 대한 징계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 “미국이 내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꾸며낸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는 올림픽 방송 중계권을 구매하는 주요 기업, 주요 스폰서, 광고주가 있다”며 미국이 이들의 재력을 통해 IOC를 배후에서 조종할 능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이 같은 대선 개입은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불거진 러시아 개입설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도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상상에 대응해 미국은 러시아에서 문제를 만들어 내고 싶어한다”고 부연했다.
 
IOC는 9일(현지시간)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러시아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4명에 대한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이들 선수에 대해 실격 조치하고 향후 올림픽 출전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러시아는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로 종합 1위를 차지했으나 당시 국가 주도로 조직적인 도핑 조작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캐나다 변호사 리처드 맥라렌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1∼2015년 30개 국제 대회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 1천 명이 도핑 결과를 조작했다며 러시아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불법 금지약물 복용 실태를 폭로한 바 있다.
 
맥라렌 보고서에는 이번에 징계를 받은 러시아 스키 선수 4명의 이름도 포함됐다.
 
IOC는 오는 12월 집행위원회에서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참가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